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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ESG경영 선순환을 위한 첫 걸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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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박석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감사

박석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감사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의 대표 사례 중 하나가 탄소배출권이다. 탄소배출권이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발급하는 것으로, 유럽연합(EU) 등에서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할당 범위 내에서 탄소를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에너지 절감 등 기술개발로 배출량 자체를 줄이거나 여유분을 가진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구입해야 한다.

이 탄소배출권의 최대수혜자는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라고 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테슬라 전체 순이익은 4억3000만 달러(약 489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탄소배출권 판매수익은 5억1000만 달러(약 5800억원)로 훨씬 더 높았다. ESG 경영이 트렌드를 넘어 돈이 되는 경영전략의 한 축이 된 셈이다.

국제 곡물 가격은 2020년 8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식량자급률이 46% 수준에 그치고 있는 우리나라는 식량안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식량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수입확대 등의 요인과 함께 이상기후가 주원인으로 뽑히고 있다. 환경을 지키는 ESG 경영이 식량 위기에 대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 4월 169개 농수산식품기업과 함께 ESG 경영 선포식을 열었다. 지구를 살리는 지속가능한 농어업 지원(환경경영), 농어민과 만드는 국민 행복 먹거리(사회적 책임), 국민에게 신뢰받는 투명한 공사(지배구조)를 목표로 ESG 경영을 다짐하고 이를 대내외에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공공기관은 앞으로 산업별 ESG 생태계 구축을 통해 ESG 경영의 선순환체계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ESG를 고려한 책임 투자를 확대한다거나 탄소 배출량 저감 기업에 대해 정책자금 금리를 우대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ESG 경영이 중소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야 한다. 감사부서에서도 이를 염두에 두어 ESG 경영 관련 사항들을 수시로 체크하고 적극적인 조력을 통해 ESG 경영의 성공을 지원해 나가야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ESG 투자회사인 블랙록 출신 인사들이 바이든 정부의 경제팀 핵심 요직에 대거 포진되었다고 한다. ESG를 중시하는 투자 철학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우리 기업들도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ESG 경영체계로의 재편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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