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혁명이 시작됐다"<영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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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 각국의 신문들은 10일 지난 28년간 동서독을 양분시켜왔던 베를린 장벽을 사실상 제거한 것으로 평가되는 동독의 국경개방 조치를 일제히 환영했다.
세계각국의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동독의 이번 조치는 전후 유럽의 분단을 종식시키는 첫걸음으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미 뉴욕 타임스지=물리적으로 베를린 장벽은 아직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 장벽이 한 국가와 대륙을 갈라놓을 수 있었던 능력은 이제 끝난 것으로 보인다.
▲서독 빌트지=우리는 마침내 베를린 장벽을 허물었다. 이것은 독일 통일을 향한 첫걸음이다.
▲서독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지=동독의 화해조치가 가속화됨에 따라 정치적 대응을 더욱 빠르게 생각해야한다. 서독정부가 이제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더 이상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프랑스 르 피가로지=동독의 이번 결단으로 인해 서방세계는 공산주의에 대해「경제적·도덕적·이념적 KO승」을 거두었다. 고르바초프 소련서기장 보다 더욱「고르바초프적」인 크렌츠 동독서기장은 이번 결단으로 확고한 권력기반을 구축했으며「고속 페레스트로이카」를 창출한 셈이다.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지=장벽이여 안녕! 인간에게 있어 상징이 때로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우가 있다. 독일혁명은 이제 이날로부터 시작 될 것이다.
▲영국 인디펜던트지=오늘을 사는 서구인들에게 있어 세계는 항상 동독 국경선과 베를린 장벽에서 끝났으며 그 너머에는 단지 어둠과 악마들이 있을 뿐으로 여겨졌다. 국경선 개방 조치는 세계가 더 이상 끝을 갖지 않음을 선포한 것이다.
▲중국의 언론들은 이번 사태에 즉각적인 논평을 하지 않았으며 중국 외교부의 한 대변인은『자국 국민들의 출국에 관한 규정을 만드는 것은 동독정부의 주권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소련관영 타스통신과 모스크바 라디오방송 등은 이번 사태를 논평 없이 사실만 짤막하게 보도했다.▲폴란드 자유노조기관지 가제타=장벽이 무너졌다. 베를린에서 자유와 철조망의 열띤 싸움 끝에 유럽의 심장은 마침내 승리했다.
▲폴란드 공산당 기관지 트리부나 루두지=『동독정부당국이 국경을 개방했다』는 1단 짜리 기사를 논평 없이 1면 구석에 조그맣게 보도.【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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