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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화장실 수도꼭지 조심스럽다"…69명 집단감염 패닉

중앙일보

입력

8일 오후 12시쯤 강남 신세계 백화점 지하 1층 푸드코트의 모습. 대기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지만 강남 백화점 발 코로나 확진으로 손님이 줄었다. 김선홍 인턴

8일 오후 12시쯤 강남 신세계 백화점 지하 1층 푸드코트의 모습. 대기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지만 강남 백화점 발 코로나 확진으로 손님이 줄었다. 김선홍 인턴

강남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발 집단 확진에 타 백화점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백화점 식품관에서 직원 2명이 처음 확진되면서, 집단 확진으로 번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백화점을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비닐장갑 끼고 장보는 주부들 늘어

8일 오후 12시쯤 강남구에 위치한 강남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 점심시간이지만 식품관에 있는 총 20개의 테이블 중 5개의 테이블만이 채워졌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2km가량 떨어진 백화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식품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보통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하는 손님들이 많은데, 확진 이후로 줄었다”며 “어제 점심 매출이 6만원 나와 매출이 반 토막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8일 오후 12시쯤 강남구에 위치한 강남 롯데 백화점 지하1층. 주민이 비닐 장갑을 낀 상태로 장을 보고 있다. 박지영 인턴

8일 오후 12시쯤 강남구에 위치한 강남 롯데 백화점 지하1층. 주민이 비닐 장갑을 낀 상태로 장을 보고 있다. 박지영 인턴

백화점을 찾은 손님은 60대가 다수였다. 식품관 청소를 하는 진모(63)씨는 “보통 백화점에 30~50대 주부들이 방문을 하는데 오늘은 유독 60대 주부들만 보인다”며 “백신 맞은 60대들만 안전하니 코로나 상황에도 백화점 찾는듯하다”고 말했다. 지하 1층 식품관 옆 슈퍼마켓에서 인근 주민 김모(60)씨는 비닐장갑을 끼고 장을 보고 있었다. 최근 들어 익숙해진 풍경이다. 김 씨는 “코로나 걱정에 손을 자주 씻어야하는데 장을 볼 땐 그럴 수가 없으니 비닐장갑을 끼고 왔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2배 소독작업 진행중 

서초구에 위치한 강남 신세계 백화점 지하 1층 푸드코트도 마찬가지였다. 오후 12시, 밀려드는 주문에 바빠야 할 점심 시간대였지만 푸드코트 내 점포 주인들은 손을 놓고 있었다. 푸드코트 좌석도 절반 이상이 비어있어 약 50명가량만이 식사 중이었다. 푸드코트 내 회전초밥집을 운영 중인 매니저 백모(64)씨는 “지금 백화점 푸드코트 전 직원이 초 긴장 상태”라며 “확진자 발생한 이후로 하루 매출도 30%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백화점 측에서도 평소보다 두배 이상 자주 나와 푸드코트에서 소독 작업을 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푸드코트를 찾은 손님들 중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발 코로나 확진 소식을 알지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주민 이모(66)씨는 “강남 현대백화점에서 확진자가 그렇게 많이 나온줄 몰랐다”며 “만약 알았다면 여기서 식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델타변이 바이러스는 마스크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더 조심해야할 것 같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타지역 백화점도 긴장…직원들 매일 건강상태 일지 제출

8일 오후 12시쯤 중구에 위치한 식품관 코너의 모습. 이수민 인턴

8일 오후 12시쯤 중구에 위치한 식품관 코너의 모습. 이수민 인턴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에서도 ‘백화점 발 코로나’에 긴장 상태다. 점심시간에 직장인이 모이는 지역 특성상 방역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이다. 식품코너 직원 송모(60)씨는 “확진자가 나올까 봐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일 아침 소독 여부와 직원들의 건강상태 일지 써서 제출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식품관 직원 중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1차 백신도 모두 맞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백화점 수도꼭지 만지기 조심스러워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12일까지 일주일간 임시 휴점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선 7일 오후 6시 기준 확진자가 총 69명 나왔다. 확진자 전원은 무역센터점 근무 직원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직원들이 사용하는 공용 공간에서 추가 확산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공용공간 중 직원 화장실에 주목했다. 무역센터점 지하 1층에는 직원들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시민들은 백화점 화장실 수도꼭지를 만질 때 이전보다 더 조심스러워졌다고 말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화장실 수도꼭지를 통한 감염은 정설 중 하나다. 손을 닦거나 양치를 하면서 바이러스가 많아 쉽게 감염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감염을 막기 위해선 수도꼭지를 잠그기 전 종이 타월로 먼저 손을 닦고 그 휴지를 이용해 수도꼭지를 잠그는 위생 수칙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 지하 1층에 위치한 탈의실 등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하며 감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서 근무하는 전체 직원 36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전수 검사를 한다. 7일까지 3100여명의 검사 결과가 나왔고, 8일 중에는 나머지 500여명의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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