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입 확대, ‘가족’에 비혼 포함…인구대책 쏟아낸 정부

중앙일보

입력 2021.07.07 14:21

정부가 인구 감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 돌봄 서비스를 강화하고 외국인 유입을 활성화하는 등의 대책을 쏟아낸다. 인구 구조 변화로 경제와 사회 전반에 충격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의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7일 정부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인구구조 변화 대응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내놓은 인구 정책의 방향성을 바탕으로 3분기 안에 구체적인 대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우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하면 인구절벽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규수업 시간 등 초등학생 돌봄을 연장하고 온종일 돌봄 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외국인 유입도 확대하는 정책을 편다. 한국에 살고 있으나 외국에 있는 회사에 소속돼 국외소득을 올리는 정보기술(IT) 등 첨단 산업 인재의 장기체류를 지원하기 위해 원격근무자 비자를 신설할 방침이다. 국내 유망 산업에 취업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거주(F-2) 비자 발급도 확대한다.

초등생 돌봄 서비스 확대

아울러 법령상 ‘가족’의 개념을 확대도 추진한다. 지난해 방송인 사유리씨의 비혼 출산 이후 가족 형태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다양한 가족에 대한 차별적 제도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비혼 동거·비혼 출산 등 모든 형태의 가족이 양육·부양·교육 등 정책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건강가정기본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득·주거·사회보장 서비스 등에서의 차별적 요인도 없앨 방침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대학 폐교도 추진한다. 재정 여건이 어려워 회생이 불가능한 대학의 경우 정부가 나서서 폐교 자산 매각·청산 융자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학생 충원이 어려운 대학은 스스로가 구조조정을 통해 규모를 줄이도록 유도한다.

아울러 정부는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2개 이상 지방자치단체가 연계하는 ‘특별자치단체’를 추진한다. 지자체의 국고 보조 사업도 일괄지원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요양병원 수가 개편 등 건강보험 지출을 관리하고 노인 돌봄 체계 개편 작업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한국 설계도 새로 짜는 일”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 역대 최저 합계출산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 역대 최저 합계출산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사회는 인구 자연감소·초고령사회 임박·지역 소멸현상 등 3대 ‘인구지진’ 징후를 그 어떤 나라보다도 생생하게 경험 중”이라며 “앞으로 인구지진이 현실화함에 따라 부정적 파급효과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구지진은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가 만든 용어로, 인구 구성이 변화하며 사회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충격을 지진에 빗대 표현한 말이다.

실제 지난해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 0.84명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감소(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음)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해 지역 소멸 문제가 눈앞으로 다가섰고, 1955~1963년생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으로 편입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그동안 인구 문제에 200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인구지진이 본격화하는 2030년 전에 국가의 설계를 새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030년부터는 사회와 시장이 작아졌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정도가 될 것”이라며 “과거 인구가 늘어나던 시절에 만든 사회보장 제도 등의 설계를 바꿔야 할 시기이며, 다음 정부가 이를 완성해야만 2030년 이후 한국이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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