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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엔 인구 지진…‘일하는 인구’ 315만명이 사라진다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6.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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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용 경제정책팀장의 픽: 인구 지진(Age-quake)

올해 4월 기준 출생아 수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도 18개월째 이어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 “2030년 ‘인구 지진’(Age-quake)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구 감소현상이 심각해져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자연재해인 지진만큼 심각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출생아가 줄어드는 현상은 2015년 12월부터 4월까지 6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인구는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첫 자연감소로 돌아선 뒤 계속 감소하고 있다. 출생아 수가 사망자를 밑도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인구 18개월 연속 자연감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인구 18개월 연속 자연감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보통 인구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을 2.1명으로 본다. 하지만 한국은 이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0.84명(지난해 기준)이다. 올해는 0.7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는 평균(1.63명)은커녕 초(超)저출산 기준(1.3명)에도 못 미치는 압도적인 꼴찌다.

이처럼 아이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인 인구는 초고속으로 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20년 15.7%에서 2025년에는 20.3%로 20% 선을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2060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43.9%까지 높아진다.

홍 부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인구 자연감소, 초고령사회 임박, 지역소멸 현상이라는 3대 인구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특단의 대응이 없을 경우 우리나라는 2030~2040년부터 인구절벽에 따른 ‘인구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 역대 최저 합계출산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 역대 최저 합계출산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인구 지진은 영국의 작가이자 인구학자인 폴 월리스가 만든 용어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의 파괴력이 크다는 의미로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에 비유했다. 홍 부총리는 이를 “사회구조가 뿌리째 흔들리는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문제는 이런 인구 감소가 우리 경제ㆍ사회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인구 지진은 ‘인구 감소→내수 위축→경기 침체→출산율 저하’라는 악순환을 부른다.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가 줄면서 생산력이 줄고, 전체 소비가 감소하면서 투자 요인이 사라진다. 여기에 복지 비용 증가로 인한 국민 세금 부담 증가, 제조업체가 해외 이전을 선택하는 ‘산업 공동화 현상’ 등으로 경제의 존립 자체를 흔든다.

인구학자인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는 최근 발간된 저서 「인구 미래 공존」에서 생산과 소비·투자를 왕성하게 하는 연령대인 25∼59세 인구를 ‘일하는 인구’로 따로 분류했다. ‘일하는 인구’는 2021년 2608만명에서 2027년에는 2500만명 밑으로 내려가고, 2031년에는 올해 대비 315만명이 줄어든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감소는 가속화돼 2050년쯤에는 한국 인구가 매년 40만~57만 명씩 줄어든다. 2년에 100만 명씩 인구가 증발하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OECD 국가 고령인구 연평균 증가율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최근 10년간 OECD 국가 고령인구 연평균 증가율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조 교수는 “향후 10년 동안 일하는 인구로만 현재의 부산시(337만명)에 해당하는 인구가 사라지는 셈”이라며 “이때가 되면 인구절벽을 체감하지 못하는 시장과 사회 분야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누구나 느낄 정도로 인구재앙이 본격화한다는 뜻이다.

약 40년 뒤에는 국가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정도로 상황이 나빠진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가 만 40세가 되는 206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3000만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2020년의 48.1%, 현역병 입영대상자는 38.7%, 학령인구(6∼21세)는 42.8%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10년 내 대비 못 하면 위험" 

정부는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2021∼2025년)을 이행하기 위해 올해 36조원을 포함해 오는 2025년까지 모두 196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시작된 저출산·고령화 기본대책으로 지금까지 200조원을 쏟아붓고도 출산율이 최악으로 떨어진 사실을 돌이켜보면 과연 얼마나 성과를 낼지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인구 감소에 대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2030년대 더 큰 ‘인구 쇼크’가 닥치기까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조영태 교수는 “이미 정년 연장이나 연금 개혁 등을 마무리해야 했는데 이걸 못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남은 10년간 많은 난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정말로 끝”이라고 강조했다.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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