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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할인이냐” SNS 멤버십 논란에 SKT “사용처 늘어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텔레콤이 제휴사 할인 중심으로 운영된 기존의 ‘T 멤버십’을 고객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으로 8월 중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사진 T멤버십 홈페이지 캡처]

SK텔레콤이 제휴사 할인 중심으로 운영된 기존의 ‘T 멤버십’을 고객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으로 8월 중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사진 T멤버십 홈페이지 캡처]

SK텔레콤의 멤버십 개편이 도마 위에 올랐다. 크게 봐서 ‘할인형’에서 ‘적립형’으로 바뀌는 것인데, 가입자 사이에서는 “혜택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불만 목소리가 나온다.

SKT 새 멤버십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 논란 #“즉시할인 원하는데 왜 다른데서 쓰라 하나” #회사 측 “전체적으로 보면 소비자에게 유리” #전문가 “적립률은 그대로인데 용도는 제한”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SKT 멤버십 개악(改惡)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SKT는 이날 오전 멤버십 개편안을 공개했는데, 반나절도 안돼 비판 글이 올라온 것이다.

글쓴이는 “즉시 할인을 받고 싶은데 적립해뒀다가 다른 사용처에서 쓰라니 어이가 없다”며 “가족끼리 할인도 묶여 있어 안 그래도 고민이었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멤버십 제도를 바꾼다니, 게다가 8월부터 적용은 너무 일방적이고 빠른 것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 글에는 “할인이 아니라 또 (다른 상품을) 사고 결제하라니” “코로나19로 어려운 데 소비를 계속하라는 소리인지” 등의 댓글이 달렸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알뜰폰으로 갈아타야겠다” “(SKT) 장기 고객인데 버려야 하나 고민” “선 넘네, SKT”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SK텔레콤 멤버십 개편에 대한 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SK텔레콤 멤버십 개편에 대한 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알뜰폰으로 갈아타야겠다” 소비자 반발 

앞서 SKT는 제휴사 할인 중심인 T멤버십을 다양한 업종의 90여 개 제휴사에서 자유롭게 포인트를 적립하고, 원하는 곳에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를 다음 달 중에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예컨대 기존 멤버십에서는 패밀리 레스토랑인 아웃백스테이크에서 등급에 따라 5~15% 할인받았지만, 개편 이후엔 같은 비율로 포인트를 적립한 뒤 파리바게뜨나 도미노피자·CU 편의점 등에서 이를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얘기다. SKT는 1997년 ‘011 리더스클럽’을 선보인 뒤로 수 차례 부분적 개편을 해왔지만 지급 방식을 바꾼 것은 처음이다.

SKT 관계자는 “회사가 지정한 특정 제휴사에서만 할인해주는 게 아니라 제휴사 가운데 소비자가 필요한 곳을 선택해 포인트를 쓸 수 있게 한 것”이라며 “‘자기 결정형’이라는 최신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했다”고 개편 취지를 설명했다.

소비자 불만에 관해서는 “현재 큰 틀만 공개한 거라 일부 부정적으로 느끼는 고객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 트렌드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에게 부합하는 방향”이라며 “다음 달 초·중순 새 서비스가 론칭되면 괜찮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관상 한 달 전 변경 사항을 알리게 돼 있다”며 “시행까지 바뀐 취지에 맞게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는 SKT의 이번 멤버십 개편에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할인은 할인된 돈을 소비자가 마음대로 쓸 수 있지만 적립은 지정된 곳에서만 쓸 수 있게 용도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적립률을 기존 할인율보다 높여주지도 않으면서 더 많은 혜택을 준다고 홍보하는 것은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SK텔레콤 멤버십 변경 내용. [자료 SK텔레콤]

SK텔레콤 멤버십 변경 내용. [자료 SK텔레콤]

전문가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 제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SKT·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멤버십 포인트 가운데 59.3%는 유효기간 내 사용되지 못하고 자동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희 교수는 “결과적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면서 얻는 이익을 제휴사와 관계 등 기업 영업에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기업의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느끼게 되면 오히려 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SKT에 따르면 새 멤버십의 제휴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SKT 관계자는 “이번 개편에는 마케팅 목적도 분명히 있다”며 “제휴사와 SKT 간 상호 이익이 없으면 제휴 모델이 성립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에게도 이익을 주는 ‘3자 윈윈’의 구조”라고 강조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할인형 멤버십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적립형으로 바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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