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맥아더 포고령에도 점령군 표현” 포고령엔 ‘조선 독립이 목적’도 명시

중앙일보

입력 2021.07.05 00:02

업데이트 2021.07.0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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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재명발 미 점령군’ 논란이 뜨겁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침략 국가인 일본이 분단됐어야 한다”고 했다. 선거 때마다 고개를 드는 ‘반미·반일 몰이’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지사발 ‘반미·반일’ 논란 확산
일부선 “역사 포퓰리즘 선동” 비판
외교가 “대선 후보 언행 신중해야”

발단은 이 지사가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이육사문학관에서 한 발언이었다. 그는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나.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되지 못했다. 친일 잔재가 완전히 청산되지 못하고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1945년 9월 9일 공포된 맥아더 포고령. “38도 이남의 조선 영토 점령”이라고 했지만, “조선 해방 독립”이 목적임을 명시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캡처]

1945년 9월 9일 공포된 맥아더 포고령. “38도 이남의 조선 영토 점령”이라고 했지만, “조선 해방 독립”이 목적임을 명시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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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이 제기되자 이 지사 캠프 대변인단은 “해당 발언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전 해방공간에서 발생했던 일을 말한 것”이라며 “승전국인 미국은 일제를 무장해제하고 그 지배 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했으므로 ‘점령’이 맞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맥아더 포고령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맥아더 포고령(미국 태평양 방면 육군 총사령관 포고 제1호, 1945년 9월 9일)이 “본관의 지휘하에 있는 승리에 빛나는 군대는 금일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 영토를 점령한다”고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조선 인민의 오랫동안의 노예 상태와 적당한 시기에 조선을 해방·독립시키라는 연합국의 결심을 명심한다”는 전제도 담고 있다. 기술적으로 점령은 맞지만, 목적이 해방과 독립이고, 그 주체를 조선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 포고령 이후 45년 10월 13일 맥아더에게 내려진 ‘한국의 미군 점령 지역 내 민간 행정에 대한 기본 지령’은 일본의 사회·경제·재정적 통제로부터 한국의 완전한 자유 획득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침략 국가인 일본이 분단됐어야 되는데, 일본에 침략당한 피해 국가인 우리가 왜 분단을 당합니까?”라고 말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이 지사의 발언은 우리가 북한의 남침을 방어하고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일원으로 산업화·민주화·세계화·정보화를 통해 선진국의 도정을 착실히 걸어온 자랑스러운 역사에 대한 근본적인 부정이나 마찬가지”라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흔들려는 일종의 역사 포퓰리즘 선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인사는 “이 지사의 발언은 외교적 사안을 이념의 영역에서 다루려는 것으로, 외교적 파급력을 신경 쓰기보다는 선명성 부각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외교가에서는 대선 유력 후보의 언행은 상대국들에서 주시하는 만큼 오해를 사는 발언을 하는 데 대해 우려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정치 선언을 한 데 대해 일본에서는 장소 선택의 배경이 무엇인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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