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경실련 얘기처럼 통계 조작할 이유도, 할 수도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토교통부는 30일 아파트 가격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경실련의 발표에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의 체감하는 집값 상승률이 정부가 발표한 것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실련이 얘기하는 것처럼 통계를 조작할 이유도 시스템상 조작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실거래가격지수를 발표하고 있으면서도 그보다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표본조사 기반의 매매가격지수로 집값 상승률 통계를 뽑아 쓰는 건 정부의 실책을 의도적으로 감추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사용하는 아파트 가격 통계가 실제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그동안 계속 제기됐다. 정부 통계를 작성하는 한국부동산원에서는 주택가격동향과 관련한 통계로 매매가격지수와 실거래가격지수 두 가지를 발표한다. 표본 주택에 대한 조사원(공인중개사 등)의 조사 가격(호가)을 바탕으로 등락을 비교하는 매매가격지수는 단기간에 많은 지역의 변동률을 확인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특정 기간의 가격 변화를 분석하는 데는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 이 통계를 쓰면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15%가량 오른 것으로 나온다.

실거래가격지수는 반복매매모형을 적용한다. 실거래 신고가 2회 이상 발생한 동일주택의 가격 변동률과 거래량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실제 가격 변화를 잘 반영한다. 미국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케이스-실러 지수도 반복매매모형을 쓰고 있다. 이 통계를 활용하면 경실련이 주장하는 상승률(79%)과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서울의 실거래가격지수는 2017년 4월 92.9에서 올해 4월 162.9로, 77.5% 상승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