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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한국 투자자들, 종부세 없는 미국 부동산 ‘노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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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국민이주의 해외이주 클리닉(14)

한국은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대한 선호가 극단적으로 높다. 프랑스의 저명한 지리학 교수인 발레리 줄레조는 이와 같은 현상에 주목해 약 20년 전 한국의 아파트 중심 주거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근거로 박사 학위 논문을 작성했다. 이 논문은 관련 학계의 호평을 받아 2003년 『빛나는 도시, 서울』라는 프랑스어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었고, 프랑스 지리학회가 수여하는 가르니에 상을 받기에 이르렀다. 2007년 한국어로 번역된 책의 제목은『아파트 공화국』이다.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한국과 달리 미국 등에서 일반적인 중산층 가정이 선호하는 주거형태는 단독주택이다. 사생활이 보장되며 집에 딸려 있는 마당에서 지인들과의 저녁 식사나 파티가 가능한 단독주택은 콘크리트나 시멘트보다는 대부분 목조로 건축된다. 자재의 특성상 노후 속도가 빠르며, 노후 주택은 관리 비용이 빠르게 증가한다. 그 결과 주택의 시장 가치는 급속도로 하락하게 된다. 이 노후 주택을 매입, 개보수해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을 ‘플립(flip)’ 혹은 ‘플리핑(fliping)’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아파트보다 단독 주택을 선호한다. 노후 주택은 관리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는데, 노후 주택을 매입, 개보수해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을 ‘플립(flip)’ 혹은 ‘플리핑(fliping)’이라고 한다. [사진 pixabay]

미국에서는 아파트보다 단독 주택을 선호한다. 노후 주택은 관리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는데, 노후 주택을 매입, 개보수해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을 ‘플립(flip)’ 혹은 ‘플리핑(fliping)’이라고 한다. [사진 pixabay]

특히 미국에서 이같은 방식의 투자는 짧은 투자 기간과 비교적 높은 수익률로 인해 인기가 높다. 부동산정보제공 전문업체인 ‘아톰 데이터 솔루션’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미국에서 이루어진 플립의 평균 투자수익률(ROI)은 41.3%에 달했으며, 같은 분기 중 미국에서 거래된 주거용 주택의 6.7%(5만3621건)가 플립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1년을 훌쩍 넘긴 기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와 플립을 통한 투자, 혹은 더 일반적으로 미국 부동산과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될까?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다른 여느 산업과 같이 코로나 초기에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길기만 한 침체의 터널에 갇힐 것만 같던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반전을 시작한 것은 낮은 금리(주택저당대출 혹은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와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공급이 주요 이유로 분석된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업과 개인 등 주요 경제 주체를 대상으로 한 규제완화 및 천문학적 액수의 보조금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분석은 목재 등 주요 건축 자재 가격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주요 건설회사들의 신규 주택 건설 허가 및 착공 수가 증가(센서스 기준 2021년 3월 단독주택(SFR) 착공 건수가 전월 대비 19.4%,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고, 모기지 연체율도 급감 추세를 보였다. 이는 부동산 시장 부실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미국의 부동산 경기 호황이 당분간 지속되리란 전망을 낳고 있다.

이같은 전망으로 인해 미국의 부동산은 실제 최근 미국 내부뿐 아니라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유망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경험한 한국의 개인들은 늘어난 세금 부담과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이 크지 않았던 미국 부동산에 대한 기대, 투자자에게 보다 우호적인 세제 및 투자환경 등을 이유로 미국 부동산 취득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플립은 우수한 수익성, 짧은 투자기간 등을 통해 부동산 투자의 유력한 방법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서는 입지 선정과 주택 특성에 맞는 플립 방식의 선택이 필수다. [사진 pixabay]

플립은 우수한 수익성, 짧은 투자기간 등을 통해 부동산 투자의 유력한 방법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서는 입지 선정과 주택 특성에 맞는 플립 방식의 선택이 필수다. [사진 pixabay]

미국은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없는데다 다주택자라도 추가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고, 단기간 상승 폭이 컸던 한국의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한국보다 높은 비율의 담보대출이 가능한 점이 부동산 취득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혀주는 요소다. 실제 한국 국적의 개인 자산가들의 부동산 취득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수한 수익성, 짧은 투자기간 등을 통해 부동산 투자의 유력한 방법의 하나로 자리 잡은 플립은 그러나 대상 주택의 선정과 분석, 수리 방식 선택, 비용 및 보수 전문 인력 관리, 판매와 수익 실현 과정 등 개인이 수행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다. 특히 한국 등 외국에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현장에 대한 통제가 어려운 만큼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업체를 통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자금의 해외 송금, 공사를 진행할 법인의 선정 혹은 설립 등에 관한 복잡한 서류 절차, 투자된 자금의 안전한 관리, 공사 완료 후 판매와 매도 대금 회수, 재투자 등의 과정도 투명하고 체계화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서는 입지 선정, 그리고 대상 주택의 특성에 맞는 효과적인 플립 방식의 선택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매물이 위치한 지역에서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지닌 전문가를 찾는 것이 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정욱 미국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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