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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만 팔리는 기아 텔루라이드···사려면 "1100만원 웃돈 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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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만 판매되는 기아의 대형 SUV 텔루라이드. 사진 기아

미국에서만 판매되는 기아의 대형 SUV 텔루라이드. 사진 기아

미국에서 자동차 공급 부족으로 '판매자 시장'이 형성되며 신차 가격에 수천 달러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적게는 수천 달러에서 많게는 1만 달러(약 1100만원) 이상 웃돈을 줘야 신차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생산 감소, 이로 인한 재고 부족으로 인해 신차를 사고 싶은 소비자는 딜러점에 붙은 '스티커(공식)' 가격 이상을 지불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플로리다주의 기아 딜러점을 방문한 한 소비자는 전시 중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 유리창에 붙은 '권장소비자가 4만5000달러(약 5000만원)' 가격표를 보고, 이 차를 사기 위해 "웃돈 3000달러(약 330만원)를 내겠다"고 딜러에 먼저 제안했다. 그러나 딜러는 "차를 사려면 1만 달러를 더 내라"고 했다. 5만5000달러(약 600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 깜짝 놀란 소비자는 도요타 딜러점으로 발길을 돌려 대형 SUV 하이랜더 고급형 모델을 웃돈 없이 제 가격에 샀다.

이에 대해 기아 미국법인 관계자는 "딜러는 독립 사업자"이며 "(가격 제안은) 시장 수요에 대응한 것일 뿐이어서 제조사에서 관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텔루라이드는 기아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돼 현지에서만 판매되는 모델로 출시 초기부터 인기 모델이었다.

도요타 하이랜더 신차가격은 4만2000~4만5000달러 정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자동차 수요 시장은 지난 1년 새 급격하게 "판매자 시장으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자동차 소비 수요는 증가하는 데 반해, 생산은 주춤한 현상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동차 제조사는 각종 할인을 철회했으며, 소비자는 신차와 중고차 모두 기록적인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천 달러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데 비하면 정반대 현상이다. 또 자동차 비용 증가는 다른 부문의 소비자 물가를 견인해 인플레이션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자동차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6월 기준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의 75%가량이 권장소비자가격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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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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