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권력 사유화”라는 윤석열…尹 사단은 궤멸됐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15:27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문재인 정권이 상식과 공정, 법치를 내팽개쳐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렸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검찰에서는 ‘에이스’로 평가 받던 소위 윤석열 사단은 최근 검찰 인사에서 줄줄이 수사권이 없는 고검 검사나 인권감독관 보직 발령을 받아 ‘학살’을 넘어 ‘궤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靑‧조국 건드리면 보복…新인사 공식

검찰 각 기수를 주름잡던 대표 ‘특수통’들은 지난 25일 역대 최대 규모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대부분 수사권이 없는 한직을 받아들었다.

대표적인 검사들이 2019년 윤석열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착수할 당시 지휘라인이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양석조(29기) 대검 선임연구관→송경호(29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이다.

윤 전 총장과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수사 때부터 연을 맺으며 ‘국정농단’‧‘사법농단’ 등 적폐 수사를 도맡아 ‘오른팔’로 손꼽히는 한동훈 검사장은 이미 추미애 전 장관 시절에 부산지검 차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박범계 장관 취임 뒤 검사장 인사에서는 다시 한 번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좌천됐다. 사법연수원은 연수생이 한 명도 없고 판사 교육기관으로 바뀐 상태다.

당시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질의에 답하는 모습. 왼쪽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당시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질의에 답하는 모습. 왼쪽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양석조 검사 역시 대전고검 검사에서 다시 대전고검 인권보호관으로 밀려났다. 송경호 여주지청장은 수원고검 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양석조 검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아 진두지휘했고, 송경호 검사도 문재인 정부의 적폐수사를 이끌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특히 양 검사는 조 전 장관에 대한 무혐의 검토를 지시한 직속 상관인 심재철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현 남부지검장)을 향해 공개 항의한 ‘상갓집 사건’ 이후 대전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그는 당시 대검 동료 간부의 장인상 빈소에서 심 부장의 면전에서 “조 전 장관이 어떻게 무혐의냐”, “그런 사람이 검사냐”며 항의를 했다.

조 전 장관이 “문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도록 밑자락을 깔아준 것”(『조국의 시간』)이라고 직접 힐난했던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수사를 총지휘했던 신봉수(29기) 평택지청장은 서울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尹 ‘눈‧귀‧입’은 지방으로

윤 전 총장의 ‘눈‧귀‧입’ 역할을 하며 대검에서 호흡을 맞췄던 참모진들 역시 모두 수사권이 없는 자리나 지방 한직으로 밀려났다.

검찰총장 재임 당시 대검에서 ‘눈과 귀’역할을 했던 손준성(29기) 수사정보담당관은 신설된 대구고검 인권감독관으로 좌천됐다. 수사정보담당관은 과거 범죄정보기획관(범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각종 범죄 정보를 모아 검찰총장에게 직보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날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날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 전 장관 재임 당시 차장검사급 1명, 부장검사급 2명이던 관련 조직이 축소돼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다 못해 아예 신설된 고검의 인권감독관으로 좌천된 것이다. 손 담당관은 윤 전 총장 징계 당시 윤 전 총장 측 증인으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출석한 이력도 있다. 손 담당관의 전임이었던 김유철(29기) 원주지청장(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역시 부산고검 검사로 발령났다.

윤 전 총장 재임 때 대검 대변인으로 ‘입’ 역할을 했던 권순정(29기) 전주지검 차장검사는 2017년 문을 연 신설 청인 부산서부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가장 뛰어난 검사가 맡는다는 핵심 요직 중 하나인 법무부 검찰과장을 지냈고,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검사 때 가습기 살균제 수사를 벌였다.

이에 검찰 내부에서는 “해도 해도 너무한 ‘니편내편 편가르기’ 인사”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한 전직 검찰 간부는 “적폐 수사로 정권이 출범할 때는 서울중앙지검 1·2·3차장을 모두 윤 사단으로 채워 ‘특수통 전성시대’를 만들더니 이젠 또 그 반대”라며 “인사는 경력과 능력에 따라 정교한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고 쓴소리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방탄용 검찰개혁 안된다” 쓴소리

윤 전 총장은 중간간부 인사 단행 이튿날인 26일과 27일 일부 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검찰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전 총장은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검찰개혁은 검찰 구성원들이 인사권자, 권력자를 보지 않고 의뢰인인 국민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며 “검찰개혁이 사회적‧정치적‧경제적 강자를 ‘방탄’하려고 해선 안되는거라고 생각한다”고 현 정부 ‘검찰개혁’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을 직접 겨눠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고도 비판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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