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설

여당발 법인세 인하 주장, 일리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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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경제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경제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인 박용진 의원이 지난 27일 기업의 고용과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법인세·소득세 동시 감세 공약을 내놨다. 그는 “무책임한 재정 확대와 세금을 많이 거둬 마구 나눠 주겠다는 낡은 인식으로, 활력을 잃은 일본의 길을 따라가려 한다”고 여당과 현 정부를 꼬집었다. 그는 지난 23일에도 “민주당은 감세를 금기시하고 증세만 살길인 것처럼 해 왔다”며 “일하는 사람들이 일할 맛 나고, 기업은 활력을 되찾고 일자리를 창출하게 만드는 감세정책을 공약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당 대선 주자인 이광재 의원도 제주도의회 연설에서 “첨단기업 유치가 가장 중요한데, 현재 25~21%의 한국 법인세를 내려야 세계적 기업이 제주로 들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진·이광재 의원 “법인세 내려야”
정부·정치권, 합리적 방안 도출해야

보수 야당이 아닌 여당 의원의 법인세 등 인하 주장은 여당이 그간 실행해 온 정책의 방향으로 볼 때 이례적이다. 진영 논리를 초월한 박용진·이광재 두 여당 의원의 용기 있는 발언을 환영한다.

현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법인세와 소득세를 대폭 올렸다. 여당의 빅3(이재명·이낙연·정세균 후보) 역시 일제히 대대적인 증세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탄소세·데이터세 등의 세목까지 신설해 자신의 공약인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그간 증세를 통한 재정 확대 정책을 고수해 왔다. 국가 채무가 1000조원에 이를 지경이 됐는데도 올해 예상 초과 세수 33조7000억원의 대부분을 빚 갚는 데 쓰지 않고, 되레 30조원 규모의 수퍼 추경을 통해 재난지원금을 나눠주자고 주장하고 있다. 아무리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한다 해도 나라 곳간은 생각지 않고 눈앞의 표 얻기에만 급급한 포퓰리즘의 전형이다.

박용진·이광재 의원 말처럼 기업 없이 국가 경제도 없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금과 강성 노조 때문에 이 나라를 떠나는 기업이라도 막아야 할 판이다. 한국의 법인세율은 지방세 포함, 최고 27.5% 수준이다. 최저도 17% 수준이다. 최근 G7이 합의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보다도 높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에서 한국은 24위다. 싱가포르(1위)는 물론 대만(6위)·말레이시아(22위)보다도 아래다. 2019년 기준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는 619억 달러(약 74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에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233억 달러)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만큼 일자리가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이래선 좋은 일자리 만들기도, 경제를 살려내기도 어렵다는 건 명약관화하다.

모처럼 나온 법인세 인하 주장을 계기로 여야 정치권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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