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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상호와 4인 남았다···경선문제 끝낸 송영길 다음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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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경선 일정을 확정하자 당은 대선 모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단 처리 문제 등은 송 대표가 본격적인 대선 모드 시작 전 정리해 나갈거란 당내 관측이 나온다. 우상조 기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경선 일정을 확정하자 당은 대선 모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단 처리 문제 등은 송 대표가 본격적인 대선 모드 시작 전 정리해 나갈거란 당내 관측이 나온다. 우상조 기자

경선 연기를 둘러싼 내홍을 정리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단 처리 문제로 고개를 돌렸다.

송영길 대표측의 핵심 인사는 2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탈당 권유를 거부하는 의원단 문제를 늦지 않게 매듭지을 것”이라며 “당사자들의 반발이 크지만, 비례대표 의원(윤미향·양이원영) 역시 반발했는데도 제명(지난 22일)하지 않았냐”고 말했다. 결론을 더는 미루지 않겠다는 취지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는 지난 7일 민주당에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의원 12명(지역구 10명, 비례 2명) 명단을 전달했다. 송 대표는 지역구 의원 10명에게 지난 8일 탈당을 권유했지만 5명(김수흥·김한정·김회재·오영훈·우상호 의원)은 “부당한 조치”라며 탈당계 제출을 거부했다. 송 대표의 ‘30년 지기’인 우상호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 당이 어려우니 억울해도 참으라는 것은 전체주의”라며 “탈당을 안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대선모드 앞둔 송의 결단은?

송 대표는 지난 21일 전남도청을 찾아 탈당을 권유받은 의원 중 탈당계를 가장 먼저 제출한 윤재갑 의원을 거론하며 “눈물이 났다. 감동했다”고 말했다. 탈당 거부 의원들에게 우회적으로 탈당을 재차 권유한 셈이다. 송 대표는 탈당못하겠다는 5명의 의원을 개별 접촉하며 “선당후사를 위해 결단해달라”는 취지로 설득하기도 했지만 당사자들은 반발했다고 한다. 86그룹의 한 중진 의원은 “정치 생명이 걸린 이들에게 ‘선당후사’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책임하게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정(왼쪽),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 관련 법 위반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두 의원은 당의 '탈당 권유'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한정(왼쪽),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 관련 법 위반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두 의원은 당의 '탈당 권유'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송 대표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주 가까이 끌어온 사안인 데다가 당이 대선 모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상민)는 지난 25일 최고위가 경선 일정을 정하자 예비후보 등록(6월 28~30일)→컷오프(7월 11일)→본선 후보 선출(9월 5일, 과반득표자 없을 시 9월 10일 결선투표) 등 세부 일정을 확정했다. 대선 경선기획단(공동단장 강훈식)은 27일 선수(選數)별 대표로 신영대(초선), 위성곤(재선), 김민기(3선) 의원을, 청년 몫으로 이소영 의원, 김용근 당 스마트플랫폼국 부장, 한주연 비서관, 정다은 경주 지역위원장을 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인선도 마쳤다.

송 대표의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①개별 설득을 통한 자발적 탈당 견인 ②비상징계권을 통한 출당 ③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조사 결론까지 유보 등이다. 송영길 지도부 소속 재선 의원은 “정치적으로 푸는 게 최선이지만 부동산 대책과 경선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상황에서 더는 끌기도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양향자 출당 문제까지 겹쳐

부동산 세제 완화안을 확정(지난 18일)하고 경선연기론을 진화(지난 25일)하는 등 속전속결로 달려온 송 대표 앞에는 새로운 난제도 떠올랐다. 지난 22일 지역 언론을 통해 양향자 의원의 지역사무실 관계자 A씨가 같은 사무실 직원 B씨를 수차례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양 의원은 지역사무실 인원 3명을 직무 배제하고 지난 24일 경찰에 A씨를 수사 의뢰하면서 “평생 사죄하며 책임지겠다”고 대응했다. 그러나 광주 정가에선 “양 의원이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다”(광주 지역 보좌진)는 말이 나오며 혼란이 커질 조짐이다.

양향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광주 지역 사무실 관계자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지난 14일 인지한뒤 윤호중 원내대표에 상황을 보고했다. 이에 민주당 광주시당은 16일부터 관련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향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광주 지역 사무실 관계자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지난 14일 인지한뒤 윤호중 원내대표에 상황을 보고했다. 이에 민주당 광주시당은 16일부터 관련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강훈식 대선 경선기획단장이 “가해자가 양 의원의 친인척이라는 점에서 단호한 대처가 불가피하다”며 “양 의원의 출당을 송 대표에 건의하겠다”며 공은 송 대표에게 넘어온 상태다.

현재로선 당의 진상조사 이후에 판단하겠다는 게 송 대표 측의 견해다. 하지만 지도부에 속한 한 재선 의원은 “마치 판단을 미루는 것처럼 보이면 당의 쇄신 기조가 흔들린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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