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일시적"이라며 금리 인상 앞당긴 美연준 속내는?

중앙일보

입력 2021.06.22 12:01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Fed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긴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Fed의 모순적인 입장은 '경기는 계속 부양하겠지만 인플레이션도 통제하겠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경제 회복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 [AP]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 [AP]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22일로 예정된 하원의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특별 소위원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초기 물가 하락으로 인한 기저 효과, 높은 휘발유 가격 등이 겹쳐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이러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대신 경제 회복이 여전히 각 소득계층에 불균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연준은 경제가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부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월 1200억 달러(약 136조원) 수준인 자산 매입 규모를 언제부터, 어떻게 축소할지에 관한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16일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2023년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보다 인상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AP통신은 2023년 금리 인상 전망과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언급 등은 연준이 경기 부양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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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 빨라질 것" Fed 기류 변화

한편 Fed 내에서는 테이퍼링 시기를 두고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1일 미국 은행 연합 행사에서 "부양책을 축소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현재 경제 상황을 평가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며 중기 전망이 좋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통화 정책 기조를 바꿀 만큼 회복한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미 국채를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연준이 지난 16일 금리 인상 전망 시기를 앞당기고 테이퍼링을 위한 논의 착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긴축 기조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연준의 다른 고위 인사들도 테이퍼링 시작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윌리엄스 총재와 견해차를 보였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1일 한 원격 포럼에 참석해 "우리는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며 "차라리 테이퍼링을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연준이 언제 (현 수준의 경기부양책으로부터) 물러설지에 대해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물가 인상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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