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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자존감과 자존심…무엇을 지키겠습니까

중앙일보

입력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의 자존감, 오늘도 무사한가요? 어떤 이유로 인해 우리는 자존감이 무너지기도 하고 또 자존감이 높아졌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무척 어렵고 추상적인 느낌이지만 이제 어디서나 쉽게 말하고 접할 수 있죠. 흔히 ‘나는 자존감이 높아!’ 혹은 ‘나는 자존심이 강해!’라는 말로 접하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자존감과 자존심은 같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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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단어는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혼동하기 쉬운데요. 자존감은 타인의 평가나 인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소중하게 느끼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고, 행복과 동기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반면 자존심은 타인에게 굽히기 싫어하고 타인과 비교했을 때 더 위에 있고 싶어 하는 마음입니다. 자존심은 타인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거나 타인과 관계하고 있을 때 즉, 대부분 타인과의 관계에서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때문에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친구나 부모님, 타인과 타협하기보다는 자기 뜻대로 행동하려는 반응을 자주 보입니다. 이렇듯 자존감과 자존심은 많이 다른 개념이고, 이를 살펴봤을 때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자존심이 아니라 자존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자존감에 따라 같은 일을 겪더라도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반응은 매우 달라지기 때문에 많은 책에서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어요. 또 많은 이가 자존감 높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도 자신의 자존감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을 거예요. 그럼 질문을 하나 할게요. 여러분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가요?

 만약 이 물음에 확실한 답을 하기 어렵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첫째, 나는 친구나 선생님의 칭찬 혹은 지적에 따라 기분이 많이 달라지고 그 기분이 친구 관계나 학습에 영향을 주나요?  

 둘째, 친구와 비교해서 내가 그 친구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짜증이 올라오나요?  

 셋째, 내가 실패했다고 느꼈을 때 그 원인을 무조건 나에게서 찾으려 하나요?

 넷째, 나의 행동이 친구들에게 어떻게 평가될지 항상 신경이 쓰이나요?

 다섯째,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돼 많이 망설여지나요?

위의 다섯 가지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면 지금 여러분은 나 자신보다 타인에게 더 많이 신경 쓰고, 타인의 평가 때문에 자신의 자존감이 오르락내리락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승패나 평가, 결과에 따라 나의 자존감이 달라지기 때문에 변화되기 쉽고 깨어지기 쉬운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깨어지기 쉽고 어떤 조건에서만 향상되는 자존감이라면 우리는 이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타인의 눈치를 엄청 볼 것이며 타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면을 쓰고 주어진 역할을 연기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 내가 세워놓은 기준에 도달했을 때만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기 때문에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더 큰 좌절감을 느끼며, 나의 행동이나 성적, 외모를 끊임없이 옆에 있는 친구나 내가 인정하는 그 누군가와 지속적으로 비교할 거예요. 이러한 행동을 계속한다면 나의 자존감은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됩니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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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었다면 머릿속에 ‘어떻게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지킬 수 있는 거지? 그런 방법이 있나?’ 하는 의문이 들 텐데요. 답을 먼저 얘기하자면 'Yes!'입니다. 하지만 며칠 만에 회복이 다 이루어지거나 한 번의 결심으로 자존감이 변화되지는 않아요.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것은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릴 때 걸음마를 배우는 시기를 거칩니다. 한 발 또 한 발 지면에서 발을 떼어 중심을 잡고 앞으로 걸어나가게 되죠. 이때 나를 믿지 못하고 넘어지는 것에만 신경 쓴다면 결코 우리는 지금처럼 걸음을 걸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내가 다리를 움직여 한 발씩 내디디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몸을 돌려 움직이며, 외부 조건의 변화에도 중심을 잡고 서 있는 것. 이것이 나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나’라는 중심을 잡고 걸음을 걸어도 어느 순간 넘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 이렇듯 자연스럽게 걸음을 걷고 뛸 수 있는 겁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타인으로 향한 중심을 나에게 돌려 한 걸음씩 자신 있게 내디뎌 보는 것은 어떨까요?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반드시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글=전수경 테라피엔스 심리상담연구소 센터장/차의과학대학교 외래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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