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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금리·엘살바도르…비트코인 ‘3중 악재’로 불확실성 커져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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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1호 10면

제롬 파월

제롬 파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불확실성을 키운 소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몸값도 하락 중이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3만7634달러로 24시간 전보다 약 2% 떨어졌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가격도 2~4%의 하락세를 보인다.

미국 상장지수펀드 승인 연기 #Fed 통화 긴축 색채 드러내고 #엘살바도르 화폐 채택도 막혀

악재는 크게 3가지다. 우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또 미뤘다. 4월에 이어 두 번째 연기다. SEC는 연기 이유에 대해 추가 여론 수렴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SEC는 추가 여론 수렴이 7월이나 8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ETF가 시장 조작에 취약한지 확인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시장에선 올해 상반기 최대 호재 중 하나로 비트코인 ETF의 미국 증시 상장을 꼽았다. 비트코인 ETF가 증시에 나오면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암호화폐에 투자해 판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장 제롬 파월)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 색채를 드러낸 것도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15~16일(현지시간) 열린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선 위원 18명 중 13명이 2023년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 전망했다. 저금리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헤지)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그러나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이 펼쳐지면 비트코인이 가진 매력이 줄어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설 수 있다. 주식외환 거래정보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연구원은 “물가 상승은 예상보다 빨리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의  단기 압박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중남미의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몸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9일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공식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곧바로 세계은행(WB) 벽에 부딪쳤다. WB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구현을 지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채택은) 거시경제와 금융,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엘살바도르의 움직임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물론 시장에 악재만 있는 건 아니다. 17일 글로벌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암호화폐 관련 지수를 개발키로 했다. MSCI는 자산 관리자와 투자자들이 운용하는 주식과 각종 펀드의 기준이 되는 지표를 개발하는 회사다. 미국 내 2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크라켄은 12~18개월 이내에 뉴욕증시에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저평가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 투자회사 판테라캐피탈의 댄 모어헤드 최고경영자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적정가치에 비해 36%나 낮다”며 “저가 매수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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