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월드컵대회 앞두고 "자중지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서울올림픽에서 참패(12개팀 중 11위), 큰 실망감을 안겼던 한국남자배구가 89월드컵 남자배구대회(일본)를 눈앞에 두고 대표팀 사령탑이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자중지란에 빠져 물의를 빚고있다.
오는 17일 개막되는 89월드컵배구대회에 대비, 2일 소집된 남자배구대표팀 합숙훈련(태릉선수촌)에 진준택(진준택)감독이 협회의 선수단관리에 불만을 품고 돌연 사의를 표명, 사흘이 지나도록 팀에 합류하지 않고 있는 것.
이에 앞서 입촌을 하루 앞둔 1일 국가대표선수 중 주전멤버인 최천식(최천식) 한 장석(한장석·이상 대한항공) 남상선(남상선·현대자동차서비스) 등 3명이 각각 부상진단서를 첨부, 협회에 제출했었다.
이에 따라 진감독은 부상선수가 태반인 현 대표팀으로는 대회출전이 무리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 협회 측에 선수보강을 요청했으나 묵살됐다는 것. 현 대표선수 중에는 이들 외에도 김동천(김동천·현대자동차서비스)은 팔꿈치 부상으로, 주장 장윤창(장윤창)과 세터 이경석 (이경석·이상 고려증권)은 각각 허리와 손가락 부상으로 훈련이 사실상 힘겨운 상태다.
현재 자택에 묵고있는 진감독은 『대표선수 13명중 7명(이상렬·무릎)이나 부상으로 빠진 대표팀을 이끌 수 없다』고 밝히고 사태가 이쯤 되기까지 무성의로 일관해온 협회의 안일한 행정처리를 크게 못마땅해했다.
진감독에 따르면 이 대회에 대비, 선수관리 측면에서 지난달 추계실업연맹전(20∼26일)에 대표선수들을 풀지 말도록 협회에 몇 차례나 간곡하게 건의했으나 실업팀 눈치를 살핀 협회가 끝내 묵살함으로써 결국 부상선수가 속출하게 됐다는 것.
진감독은 또 큰 대회를 앞두고 왼쪽주포인 하종화(하종화·한양대)를 소속팀의 해외전훈 (캐나다)을 이유로 대표팀훈련에서 제외시킨 것도 납득할 수 없다며 협회의 눈치행정에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놨다.
한편 대한배구협회는 현재 해외(UAE)에 나가있는 임형빈(임형빈) 전무가 귀국하는 내주 초 긴급이사회를 열어 이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