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 파문」 하비 목사 방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노태우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에 불참할 것을 종용하는 편지를 미 의원들에게 보냈던 북미 한국 인권 문제 협회 사무국장 패리스 하비 목사가 오는 6일 방한한다.
하비 목사는 노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미국 인권 단체의 방한을 허락한 바 있다면서 방한 중 영등포 교도소·서울 교도소·대전 교도소 방문 및 법무무·내무부 관리 면담을 주선해 줄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해왔다.
하비 목사 일행은 재미 교포 최승일씨 외에 앤터니 트래비자노, 케리 케네디, 패트데리언, 에스트렐리타 존스, 김근태씨 부인 인재근씨 등 7명으로 구성돼 한국의 인권 상황 조사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는 6일 주한미 대사관의 브리핑을 받고 인권 변호사·언론인 등과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또 7일에는 미 선교사·김수환 추기경·KNCC측과 면담하고 8일에는 민정당 및 야당 측 인권 담당자와 잇따라 만난 뒤 영등포 교도소에서 전민련 상임 공동 위원장 이부영 등과 면담하고 서울 교도소에서 임수경 양·김현장·김영애씨 등과도 만날 계획이다.
또 9일 대전 교도소를 방문하고 10일 법무부·내무부·미 대사관 관리와 면담해 한국 인권 상황과 관련한 건의를 하고 10일 이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초청자는 현재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법무부는 『하비 목사의 국내 입국 자체는 막을 수 없다』고 밝히고 『그러나 입국 후 교도소를 방문하거나 정치 집회 등에 참석하는 등 정치 활동을 할 경우 출국 지시를 내리거나 강제 출국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비 목사 일행은 또 우리 정부측에 통고한 공식 일정 외에 8일 저녁 동교동 김대중 평민당 총재 자택에서 김 총재와 만찬을 함께 하기로 약속이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상수 평민당 대변인은 『우리 당이 초청하지 않았으며 우리 당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