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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MZ세대가 구직 때 따지는 조건은 수입 아닌 ‘이것’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100)

스타트업이 거대 기업과 경쟁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무모하고 어리석어 보인다. 이 무모하고 어리석어 보이는 일을 지혜롭고 경쟁력 있게 추진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스타트업에 동참할 사람을 찾고 모으는 일이다.

2025년까지 전 세계 노동력의 75%를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당장 4년 후의 일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일찍 파악하고 준비해야 훌륭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이렇게 확보한 인재가 조직을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MZ 세대는 윤리적 사회 기준에 부합하고, 수평적 업무 참여 및 기여가 보장되면서 개인 삶의 목적과 회사의 비전이 합치하는 직장을 찾는다. [사진 pxhere]

MZ 세대는 윤리적 사회 기준에 부합하고, 수평적 업무 참여 및 기여가 보장되면서 개인 삶의 목적과 회사의 비전이 합치하는 직장을 찾는다. [사진 pxhere]

최근 여러 조사에 따르면 MZ 세대(Millennial+ Z 세대)는 ‘삶의 목적’에 입각해 직장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즉, 본인 삶의 목적을 설정하고 이에 맞는 기업에 취업하거나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해줄 기업을 원한다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수입이 줄더라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할 직장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기업평가 회사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많은 구직자가 기업 문화와 비전, 미션이 무엇인지에 따라 직장을 선택했다. IBM가 낸 보고서에서도 기업의 명확하고 분명한 목적과 미션이 구성원의 참여와 성과를 향상하는데 중요하다고 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MZ 세대에게 실시한 간략한 설문에서도 60%가 직장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본인의 가치관과 목적에 부합 여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급여, 앞선 유행의 사무실 환경, 고용 안정성 등 다른 요소보다 월등히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 이들 사례가 모든 집단에 획일적으로 적용되기는 어렵겠지만, 과거 보다는 ‘목적 의식’이 중요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MZ 세대는 윤리적 사회 기준에 부합하고 적극적으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수평적 업무 참여가 보장되면서 개인 삶의 목적과 회사의 비전이 합치하는 직장을 찾는다고 요약하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인재를 영입해 회사의 존재 목적과 비전 등을 설정하는 작업이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다. 명확한 회사 목적과 비전을 개발하고 표방하는 기업일수록 내부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열정을 쏟아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해 회사와 구성원, 종국에는 고객 모두에게 성장과 기쁨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명확하고 쉽게 정의된 목적, 비전, 미션, 가치, 측정이 잘 갖춰질수록 특별한 지시가 없어도 자발적으로 열정을 갖고 목표를 달성하는 훌륭한 조직이 된다. 대체로 열심히 바쁘게 일하지만 성과가 별로 없는 조직은 이 다섯 가지 요소의 결여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명확하고 쉽게 정의된 목적, 비전, 미션, 가치, 측정이 잘 갖춰져 있을수록 특별한 지시가 없어도 알아서 자발적으로 열정을 갖고 목표를 달성하는 훌륭한 조직이 된다. [사진 pxhere]

명확하고 쉽게 정의된 목적, 비전, 미션, 가치, 측정이 잘 갖춰져 있을수록 특별한 지시가 없어도 알아서 자발적으로 열정을 갖고 목표를 달성하는 훌륭한 조직이 된다. [사진 pxhere]

다섯 가지 요소를 정의해본다.

목적: 매출 등 유형상 규모가 아닌 것을 위해 우리가 함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 함께 정한 목적이 진짜 목적인지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은 ‘우리는 OO를 믿는다’는 문구를 함께 만들어 놓고 읽었을 때 한 치의 거짓도 없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비전:
목적을 달성했을 때 우리의 고객과 세상이 경험하게 될 모습을 묘사하는 것. 내부 구성원과 고객조차도 감동하게 하는 비전이라면 비전 설정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미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완수해야 할 목표.

가치: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조직에 필요한 것.

측정: 설정한 각각의 가치가 얼마나 앞선 성과를 보였는지 가늠하는 것. 매일, 매주, 매월, 매 분기, 매년 얼마나 조직이 목적·비전·미션에 맞는 행위에 집중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새롭게 변하는 시대적 상황에 맞춰 새로운 조직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은 거대 공룡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아무리 ‘함께 가요’, ‘사람이 미래’, ‘네 꿈을 펼쳐라’ 등 선전 문구로 도배를 해도 핵심 경영진의 머리와 마음이 완전히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환경 변화에 맞는 목적과 비전의 설정과 조직 문화 개발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거의 백지상태인 스타트업에게 회사 목적과 비전 설정은 상대적으로 손쉬운 선택과 의지의 문제다.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경희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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