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부품 회사 차려 군납비리 벌인 현역 해군 중령 구속기소

중앙일보

입력 2021.06.09 18:55

경기도 수원시 수원지검의 모습. 뉴스1

경기도 수원시 수원지검의 모습. 뉴스1

현역 해군 중령이 연인을 대표로 내세운 부품 납품업체를 설립하고, 해군 보유 링스(Lynx) 헬기 정비 사업을 맡은 항공사에 협력업체로 등록하게 한 뒤 65억원 상당의 부품을 공급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부장 이춘)는 국방부 검찰단 수사팀(팀장 중령 김종일)과 함께 현역 해군 중령 A씨(50)를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A씨의 연인인 B씨(42)씨를 뇌물수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이들의 범행에 조력한 해군 상사 C씨와 뇌물을 공여한 D항공사 임직원 3명도 각각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해군 군수사령부 수중항공관리처에서 근무했다. 그는 지난 2016년 9월 B씨의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A씨는 이 회사 설립 자본금 3500만원 중 2000만원가량을 냈고, 법인 카드 또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2018년 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D항공사가 맡은 링스 헬기 창정비(항공기를 완전 분해 후 복구하는 최상위 단계의 정비)와 관련 각종 편의 제공을 대가로 방위사업 실적이 전무함에도 자신이 세운 회사를 협력업체로 등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링스 헬기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링스 헬기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A씨는 D항공사에 해군의 승인을 받아 추가로 진행하는 정비인 ‘비계획작업’ 사후승인, 관급자재 지원 등 편의를 대가로 내걸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비계획작업 사후승인을 받으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정비대금을 후지급 받고, 정비가 지연된 기간에 대한 지체상금(1일 수천만원)을 면제받는다.

A씨는 D항공사에 65억원 상당의 재생정비품을 납품해 대금 63억원을 받았다. 검찰은 A씨가 부품 수입정가와의 차액 33억원을 순이익으로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통상 국내 에이전시는 중개 및 운송대행 대가로 공급가의 일정 비율의 중개수수료만 해외 공급업체로부터 받지만, 이 사건에서는 A씨 회사가 직접거래 당사자여서 중개수수료 외 별도 차익을 챙겼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D항공사는 A씨 요구로 그의 회사를 거래 단계에 끼워 넣어 지출할 필요가 없는 33억여원의 부품 비용을 ‘통행세’ 명목으로 추가 지급했다”며 “이는 전액 국가의 군용항공기 정비사업비 예산에서 충당됐고, 결국 국가 방위비를 재원으로 수십억원의 뇌물을 지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의 연인 B씨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이 회사에 자신의 부모를 직원으로 허위로 등재하고, 급여 지급을 가장해 5억6530만여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챙긴 돈으로 주식 구입 및 해외에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시가 14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 처분을 금지하는 추징보전명령을 받았다.

나운채·최모란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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