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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우선접종 요구 봇물…전문가 “코로나 사망위험 1.5배 만성질환자 맞혀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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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30세 미만 장병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7일 오전 해병대사령부에서 한 장병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 국방부]

30세 미만 장병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7일 오전 해병대사령부에서 한 장병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정부가 3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을 짜는 데 고심하고 있다. 특정 집단, 지역을 우선 넣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면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접종 재량권까지 건의하고 나섰다.

주민들 접촉 많은 환경미화원 #소아암·중환자의 보호자도 거론 #제주 “관광객 많아 도민 접종을”

정부는 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 회의’를 열고 3분기 접종계획을 논의했다. 큰 윤곽은 정해졌다. 7월부터 유치원·어린이집 및 초·중·고교 교직원, 고3·대입 수험생을 시작으로 50대 및 그 이하 연령층을 순차적으로 접종하겠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인 접종계획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6월 셋째 주쯤 발표될 예정이다.

우선 접종 대상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때 환경미화원을 우선 맞히는 방안이 제안됐다. 대민 접촉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제주도에서는 전국 17개 시도 중 처음으로 도민 우선 접종 요구가 나왔다. 올여름 관광 수요가 제주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다. 특별방역점검 회의에서는 소아암·신생아·중환자실 환자 보호자를 먼저 맞히는 방안이 논의됐다.

김기남 질병관리청 접종기획반장은 특별방역점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일단 3분기는 만 18세 이상 국민에게 1차 접종을 할 계획”이라며 “기본적으로 연령을 기준으로 하면서 감염취약군이나 사회기반시설 종사자 등에게 우선 접종 기회를 부여하려 한다. 전문가들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3분기 접종계획 역시 기존처럼 고위험군·고령층을 우선 접종하는 원칙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령층부터 순차적으로 접종해야 하고 그 외 고혈압이나 당뇨, 암 등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우선 순위에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자체마다 상황이 다를 수는 있지만 백신 접종계획에 자율성을 주게 되면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고혈압·당뇨병·암 등 만성질환 환자가 코로나19 백신을 더 적극적으로 맞아야 하는 이유가 밝혀졌다. 이들이 코로나19에 걸리면 사망 위험이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이정표 교수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팀은 지난해 1~5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7590명 중 사망자 225명의 진료 자료를 토대로 기저질환(지병)이 사망에 미치는 위험도를 분석했다. 그랬더니 고혈압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이 병을 앓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할 위험이 1.51배 높았다. 당뇨병은 1.87배, 심부전증은 1.39배 높았다. 암 환자는 1.62배, 만성신장병 환자는 1.45배, 정신질환자는 1.61배, 만성폐쇄성폐질환은 1.6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에 매우 취약한 말기 신장질환을 가진 코로나19 환자는 사망 위험이 5배 이상(5.35배)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국제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 5월호에 실렸다.

신성식·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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