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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도 벗는데 얼굴은 가린다···알몸 자전거 수천명 진풍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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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필리 네이키드 바이크 라이드' 행사. 지난 2017년 행사사진이다. AP=연합뉴스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필리 네이키드 바이크 라이드' 행사. 지난 2017년 행사사진이다. AP=연합뉴스

"셔츠·바지·치마·속옷 모두 필요 없습니다. 맨몸에 자전거만 가지고 오세요. 아 참, 그런데 마스크는 쓰셔야 합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누드 자전거대회가 2년 만에 재개된다. 6일 WKYC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오는 8월 28일 '필리 네이키드 바이크 라이드'가 개최된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행사가 취소된 바 있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준비물이 생겼다. 참가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토록 한 것. 누드 자전거 대회인데, 알몸에 마스크만 쓰는 다소 웃픈(?)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경우 실내·외 대부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주최 측 웨슬리 누난세사 수석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바뀐 뒤 주최 측이 마스크 미착용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없었다"며 "당분간은 초기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예년 이 대회의 참가자는 수천 명 수준이다. 자전거 출발에 앞서 공원에 모여 옷을 벗고, 서로의 몸에 '보디 페인팅'을 해준다. 이 행사 참가자들은 신체의 긍정적 이미지를 알리고, 자전거 이용자들의 안전을 지킴과 동시에 화석연료 의존에 대한 항의하는 뜻을 담아 16㎞ 간 페달을 밟는다. 영화 '로키'에 등장하는 필라델피아 미술관을 비롯해 독립기념관, 자유의 종 등 필라델피아의 명소를 도는 코스다.

한편 주최 측은 마스크착용을 강조하면서도 "앞으로 행사가 열리기까지 한 달여 간 시간이 남은 만큼 정부의 방침을 주시하겠다"며 추후 마스크 착용 지침을 풀 여지를 남겨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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