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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창업 조만호 대표 사의…개인주식 1000억 나눠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사임의사를 밝힌 조만호 무신사 대표. 연합뉴스

3일 사임의사를 밝힌 조만호 무신사 대표. 연합뉴스

3일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창업자 조만호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무신사는 이른 시일 내에 신임 대표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만호 대표는 “특정 고객 대상 쿠폰 발행과 최근에 있었던 이벤트 이미지 논란으로 무신사에 실망한 고객분들과 피해를 본 입점 브랜드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20년 전 무신사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온 운영자와 대표의 자리를 내려 놓는다”고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무신사 측은 조만호 대표가 수개월 전 이미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무신사 로고. 사진 무신사

무신사 로고. 사진 무신사

무신사는 지난 3월 여성 고객 유입을 늘리기 위해 여성 회원들에게만 쿠폰을 지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지난 5월에는 현대카드와 함께 진행한 물물교환 이벤트에서 카드를 잡는 손 형태가 특정 성별 차별과 혐오 상징 이미지를 연상케한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해당 이미지를 모두 삭제 조치한 바 있다.

무신사 현대카드 물물교환 이벤트 사진 무신사

무신사 현대카드 물물교환 이벤트 사진 무신사

조만호 대표는 사임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무신사 스토어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해외 사업을 포함한 회사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한국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위한 지원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개인 지분 일부를 순차적으로 매각해 약 500억원을 확보해 이를 무신사의 투자 자회사인 무신사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패션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다.

조만호 대표는 “무신사에 전체 조직의 관리와 사업 전반의 관장까지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며 “무신사 대표로서 개인의 임무를 마치고, 성장 가능성 높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하고 한국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아보려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또한 조만호 대표는 “무신사는 백화점과 대기업 위주였던 패션 유통 산업 구조에서 중소 브랜드들이 큰 영역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가져왔던 ‘입점 브랜드의 성공을 돕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드린다’는 목표를 잊지 않고 서비스를 이어가 주길 바란다”고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무신사를 함께 만들어온 본사 임직원 여러분과 관계사 구성원, 곧 합류할 분들에게 제 개인의 주식 중 1000억원 상당을 나누고자 한다”며 그동안 함께해준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무신사는 2001년 조만호 대표가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며 출발했다. 길거리 패션과 스타일 트렌드를 소개하는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했고 2009년엔 커머스 기능을 도입해 현재 무신사 스토어로 성장했다. 지난해 무신사 스토어 연간 거래액은 1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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