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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민 형처럼 멋진 골이 꿈"...첫 태극마크 송민규의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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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송민규

송민규

“처음이라고 떨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실력을 확실하게 보여 줘야죠.” 생애 처음 축구 국가대표팀에 뽑힌 송민규(22·포항 스틸러스·사진)의 각오는 당찼다.

벤투호 첫 발탁 공격수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남은 일정(3경기)을 앞두고 있다. 상대는 투르크메니스탄(5일), 스리랑카(8일), 레바논(13일)이다. 해외파 중심인 대표팀에서 공격수 가운데 송민규가 눈에 띈다. 대표선수 대부분은 청소년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송민규는 그런 경력이 전혀 없다. 지난해 10월 올림픽팀에 뽑힌 게 첫 태극마크였다. 그리고 8개월 만에 대표팀으로 월반했다.

대표팀 입소를 앞둔 송민규를 지난달 31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꿈이었던 태극마크를 달게 돼 기쁘다. 특별한 ‘스펙’도 없는데 해낸 것 같아 뿌듯하다. 세계적인 선배와 뛰며 즐기고 기회가 오면 잡겠다”고 말했다.

왼쪽 공격수 송민규는 프로축구 K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신예다. 그는 지난해 10골·6도움(27경기)으로 영플레이어상(신인왕)을 수상했다. 지난 시즌 19골(득점 2위)로 포항 공격을 이끈 일류첸코가 전북 현대로 이적한 뒤에는 팀의 간판 공격수다. 그는 현재 7골로 득점 5위다.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10골)에 이어 국내 선수 득점 2위다.

다부진 체격에 몸싸움을 잘한다. 좁은 공간 돌파가 주 무기다. 어려도 득점 기회 앞에서 무서울 정도로 침착하다. 게다가 크지 않은 편(키 1m 79㎝)인데도 헤딩골이 많다. 대표팀 소집 직전인 30일 광주FC전에서도 후반 43분 헤딩 결승골(포항 1-0 승)을 터뜨렸다. 송민규는 “전에는 드리블 돌파만 고집했는데, 집중 마크를 받게 되면서 동료를 활용한 패스 플레이를 터득했다. 업그레이드됐다”고 자신했다.

송민규는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9·토트넘)과 같은 포지션이다. 경쟁보다는 선배의 백업 역할이 유력하다. 그래도 송민규는 자신만만하다. 그는 “최고 선배를 만나게 돼 설렌다. 긴장하면 나만 손해다. 혹시 단 1분이라도 출전 기회가 있으면 활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찬스에 강했다. 올림픽팀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0월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수비수 셋을 드리블로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거미손’ 조현우(울산 현대)가 지키는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에 등 번호(7번)와 포지션(왼쪽 공격)까지 손흥민(토트넘)을 빼닮았다 보니 팬들은 송민규를 가리켜 “제2의 손흥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한다. 기회가 온다면 대표팀 데뷔골을 터뜨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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