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채플 대체과목을" 개신교 "대학의 종교자유 침해"

중앙일보

입력 2021.06.01 14:48

업데이트 2021.06.01 14:56

기독교 사립대학의 채플 대체 과목 개설을 권고한 인권위에 대해 개신교계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1일 성명서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기독교 건학이념으로 설립된 대학의 채플이 학생의 종교적 자유를 침해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해당 대학에 채플 대체 과목 신설을 권고했다”며 “이는 학생에 대한 종교적 자유의 침해가 아니라, 거꾸로 기독교 건학 이념으로 설립된 종립 대학에 대한 종교의 자유 침해이다”고 주장했다.

개신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단. 왼쪽부터 소강석 목사, 장종현 목사, 이철 감독. [중앙포토]

개신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단. 왼쪽부터 소강석 목사, 장종현 목사, 이철 감독. [중앙포토]

인권위에서는 해당 대학의 채플 수업이 설교ㆍ기도ㆍ찬송ㆍ봉독 등으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특정 교회의 예배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봤다. 또 인권위는 이를 기독교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종파 교육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한교총은 “대학의 경우 선택권이 없는 중고등 학교와는 달리 자유의사로 선택한다. 따라서 건학 이념에 따른 종파 교육을 광범위하게 실시하는 것이 하등의 문제가 될 수 없다”며 “자기가 선택한 대학에서 상당한 정도의 종파 교육을 받는 것은 오히려 학생으로서 당연한 의무다”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인권위는 대한민국 사립대학 구조상 사립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그중 30% 이상이 종립대학이라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종립대학의 입학이 학생들의 종교 교육에 대한 무조건적 동의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교총은 “국가가 해당 분야의 국공립대를 늘려 사립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공적 책무는 다하지 않고, 종립대학의 자율성마저 국가 마음대로 통제하려 한다면 기독교 건학이념으로 세워진 이 땅의 기독교 사학들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1996년 채플 수업 의무 규정에 대해 대법원이 종립대학의 입장에 손을 들어줬던 숭실대. [중앙포토]

1996년 채플 수업 의무 규정에 대해 대법원이 종립대학의 입장에 손을 들어줬던 숭실대. [중앙포토]

아울러 한교총은 인권위의 이번 권고 결정이 “매우 위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교총은 “(인권위의 권고가) 지난 1996년 숭실대의 채플 수업을 졸업요건으로 명시한 학내 규정인 ‘채플 수업 의무 규정’에 대해 숭실대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 판결에 대한 정면 도전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인권위 권고의 즉시 철회를 요구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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