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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韓” 한국어 표지판 흔히 보이는 中 이곳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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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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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자주 왕래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중국 길거리 표지판엔 중국어와 영어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지역 표시판엔 한국어가 기본으로 표시되어 있다. 크고 작은 거리의 표지판과 식당 이름. 모두 한국어가 있다.

도대체 어느 지역이길래?  

ⓒdoo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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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 장쑤성에서 면적이 가장 큰 도시다. 인구도 850만 명으로 적지 않다.

조금은 낯설 수도 있는 이곳은 한중산업단지가 설립될 정도로 한국 기업이 밀집한 지역이다. 한국은 옌청의 최대 투자국이자 제2의 무역 파트너 국가다.

옌청시는 90년대 초반부터 외자, 특히 한국 자본의 도입에 주목했다. 당시 한국은 옌청이 개방형 경제 발전의 문을 여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국가였다. 한국 기업이 옌청에 둥지를 틀기 시작한 이후, 2020년 말 기준 옌청에서 승인된 한국 자본 프로젝트 수는 누적 886개, 투자액은 총 82억 달러다.

옌청 한중산업단지 ⓒ신랑재경

옌청 한중산업단지 ⓒ신랑재경

한국 자본의 대(對)옌청 투자는 1, 2, 3차 산업에 모두 포진해 있다. 특히 약 72.3% 한국 기업이 제조업에 종사해 제조업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핵심은 자동차 제조업으로, 전체 한국 기업의 23%, FDI(외국인 직접투자)의 47.2%를 차지했다.

옌청에 진출한 대표적 자동차 제조업 기업 중 하나는 기아다. 옌청, 아니 장쑤성 내 최대 자동차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옌청에 위치한 둥펑위에다기아공장. ⓒ신랑재경

옌청에 위치한 둥펑위에다기아공장. ⓒ신랑재경

2002년 중국 둥펑과, 웨다 그룹과 기아는 둥펑웨다(東風悅達)기아를 설립했고, 2012년 옌청 지역에 세 개의 공장을 세웠다. 연간 생산량은 100만 대에 이르며, 지난해 말 웨다(悅達)그룹은 기아차 1공장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교체해 양산에 돌입했다.

둥펑웨다기아의 약진으로 옌청시의 자동차 산업은 경제기술개발구의 기둥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옌청시에는 현재 60개 이상의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가 있으며 270개 이상의 다양한 자동차 제조업체를 지원하여 중국에서 영향력 있는 장쑤 최대의 자동차 제조기지가 됐다.

옌청시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현대 모비스 공장. ⓒ바이두

옌청시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현대 모비스 공장. ⓒ바이두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중소 협력사들까지 1000개가 넘는 한국 기업이 이곳 옌청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그 덕에 옌청에는 수만 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어 표지판이 옌청 거리 곳곳에 걸려있는 이유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진 지난해, 옌청시는 한국인들을 동등한 시민으로 포용하는 발언을 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옌청시 정부는 공식 위챗 계정에 "현대 기아로 대표되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는 옌청시의 경제와 사회적 발전에 적극적인 공헌을 했다"고 강조하면서 “옌청 시에서 근무 중인 한국인들을 ‘새로운 시민(新市民)’으로 생각하며 전염병 예방 및 통제 작업에서 반드시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옌청시 정부는 한국에 100만장에 가까운 마스크를 지원했고 중·한 패스트 트랙을 개설했으며 전세기 11대를 제공했다. 또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기업의 조업 및 생산 재개를 도왔다.

중국 장쑤성 옌청공항에서 중국 방역 관계자들이 신속통로 제도로 입국한 한국 기업인들을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장쑤성 옌청공항에서 중국 방역 관계자들이 신속통로 제도로 입국한 한국 기업인들을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옌청에서는 한중간 최대 규모의 무역 투자 교류회가 열렸다. 2020년 1~9월 중 옌청에는 코로나 19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 16개 투자 프로젝트 협정이 체결됐다. 1억 5800만 달러의 협약이 이뤄지고 실제 사용 집행액도 1억 700만 달러에 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다이위안(戴源) 옌청시위원회 서기는 향후 중국의 신SOC 건설과 '한국판 뉴딜 정책'을 접목해 한국 대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심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쑤성 옌청시. ⓒ바이두백과

장쑤성 옌청시. ⓒ바이두백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2기 등 대규모 프로젝트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기존 생산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현대기아그룹이 옌청 자동차 공장을 글로벌 수출기지로 육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한(옌청) 산업단지 내 산업협력 강화, 투자 무역 편리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옌청은 한국 기업의 추가적인 기업·자본 유치에 나서고 있다. 외자 유치 실적이 지방정부 수뇌부의 고과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이다. 미국의 고강도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은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조건을 내세우며 성(省) 정부 차원의 지원 사격에 나섰다. 우리 기업은 러브콜을 외치는 중국 지역을 따져 선택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 선상에 있는 셈이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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