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사 브레이크' 걸린 오세훈…기조실장 낙마에 조직개편안 처리도 밀려

중앙일보

입력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구상한 인사와 조직개편이 예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서울시의회의 조직개편안 처리가 연기되고, 시 핵심 간부가 청와대 인사검증에 막혀 낙마하면서다. 이에 따라 7월 1일 자로 시행되던 서울시 하반기 정기 인사 역시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열리기로 예정된 기획경제위원회 상임위원회 회의가 미뤄졌다. 서울시의회는 이 회의에서 조직개편을 위한 공무원 정원 조례 개정안과 행정기구 설치 조례·시행규칙 등을 심사할 계획이었다. 조직개편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려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역시 연기됐다.

최선 서울시의회 대변인은 “의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다른 일정들도 취소됐다”고 연기 이유를 밝혔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지난 18~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4명이 나와 의원과 직원들이 전수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주말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터라, 회의가 연기된 진짜 이유가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를 반대하는 강성 의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시의회 전체 의석 110석 가운데 101석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조직개편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개편안은 주택건축본부를 주택정책실로 격상하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주요 사업을 담당한 도시재생실과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폐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상임위와 의원총회에서 개편안 심사,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 여부와 일정 논의 등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무산되면서 조직개편안 처리는 다음 달 10~30일 열리는 정례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원포인트 임시회’ 무산 위기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8일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를 찾아 김인호 시의회 의장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8일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를 찾아 김인호 시의회 의장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한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원포인트 임시회까지 열어 처리할 사안인가 싶다”며 “멀리 미루겠다는 게 아니라 다음 달 정례회에서 의견을 조율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례회가 시작되는 다음 달 10일 조직개편안이 처리된다 해도 정례회 기간 통상 인사를 하지 않아 7월 1일 자 하반기 정기 인사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핵심 간부 후보자가 교체됐다. 서울시는 청와대 인사 검증 과정에서 황보연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김의승 경제정책실장을 새 기획조정실장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황 직무대리는 한남3구역 재개발 지역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 사건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루빨리 조직개편안이 통과돼야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시의회의 의지로 원포인트 임시회를 할 수 있는데 계속 일정이 늦어진다면 ‘발목잡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