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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새 다섯 번 ‘1일 천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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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SSG는 25일 현재 프로야구 1위다. 그러나 2위 삼성과 게임차는 '0'이다. 자고 나면 1~7위가 요동치는 순위 싸움이 KBO리그를 달구고 있다. [뉴시스]

SSG는 25일 현재 프로야구 1위다. 그러나 2위 삼성과 게임차는 '0'이다. 자고 나면 1~7위가 요동치는 순위 싸움이 KBO리그를 달구고 있다. [뉴시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프로야구 순위 경쟁이 롤러코스터다. 일주일에 다섯 번 1위 팀이 바뀌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프로야구 롤러코스터 1위 싸움 #1~7위 게임차 2.5경기 대혼전 #절대강자·절대약자 사라진 때문 #여름 체력전이 5강 윤곽 가릴 듯

시즌 초라 그런 것만도 아니다. 개막 이후 10개 구단이 적게는 40경기, 많게는 42경기를 치렀다. 순위가 어느 정도는 자리 잡을 때인데, 순위가 요동치다 보니 현장과 팬들 모두 매 경기 피가 마른다.

지난주가 정점이었다. 순위표 맨 윗자리 주인이 거의 매일 바뀌었다. 18일 삼성 라이온즈→19일 LG 트윈스→20일 KT 위즈→21일 삼성→22일 SSG 랜더스 순이다. SSG가 23일 승리해 이틀 연속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언제 내려올지 모른다. 1위 SSG와 2위 삼성은 게임 차가 없다. SSG가 승률 0.575(23승 17패)로 승률 0.571(24승 18패)의 삼성에 근소하게 앞설 뿐이다.

3~7위 순위도 마찬가지다. 3위 KT(승률 0.550)와 4위 키움 히어로즈(승률 0.548)는 1·2위와 1경기 차다. 3, 4위는 게임 차 없이 승률 2리 차로 순위가 갈렸다. 5위 두산 베어스(승률 0.525)와 6위 LG(승률 0.524)는 승률 1리 차로 밀착해 있다. 두 팀과 3·4위 격차 역시 1경기다.

7위 NC 다이노스도 언제든 재반격할 수 있다. 두산과 LG에 0.5경기 차로 뒤처져 있다. 26일 경기에서 NC가 이기고 두산·LG가 지면, 단숨에 NC가 5위로 올라선다.

실제로 NC와 LG는 최근 6경기에서 가장 급격하게 순위가 변화했던 팀이다. 17일까지 2위였던 NC는 공동 3위→공동 4위→단독 4위→5위 →6위→7위로 연이어 하강 곡선을 그렸다. LG는 19일 1위로 잠시 점프했지만, 이후 4연패 하면서 2위→4위→6위로 두 계단씩 내려앉았다. 반면 7연승을 달린 키움은 닷새 만에 7위에서 4위로 상승하는 기쁨을 맛봤다.

1위부터 7위까지 2.5경기 차에 불과해 1승, 1패에 희비가 엇갈린다.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보트 위에서 7개 팀이 위태롭게 균형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하위권 팀이 아직 크게 뒤처지지 않은 점도 치열한 순위 싸움의 또 다른 원인이다. 1위 SSG와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 격차가 8경기다. 지난해 같은 시점(팀당 40~42경기)에는 1위 NC와 10위 한화의 게임 차가 19경기였다. 올해의 2.4배였다.

현장에서는 “이런 추세가 최소한 다음 달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A 감독은 “전 구단의 외국인 선수가 다 수준급이지 않나. 국내 선발 투수도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일단 6월까지는 상위권 싸움에서 뒤처지지 않으면서 버티다가 시즌 중후반에 승부수를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 감독은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팀들도 좋은 경기를 하면서 소위 ‘바닥을 쳐주는’ 팀이 없어진 것도 원인인 것 같다. 지난해에는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와 한화가 초반부터 무너져 상위권 팀의 승수가 많이 늘었다. 올해는 그런 팀이 없어서 다들 승패가 비슷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감독들은 본격적인 체력전이 시작되는 여름을 승부처로 본다. C 감독은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장기전이다. 선수층이 얇거나 경험이 부족한 팀은 여름에 조금씩 한계가 보일 수 있다. 7~8월쯤이면 5강을 다툴 팀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그때 치고 나갈 수 있도록 무리하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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