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휴전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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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휴전 요구를 일축한 데 이어 레바논에 대한 지상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1일 보도했다. CNN 방송은 "이날 전투에서 사망하거나 부상한 헤즈볼라 조직원이 20명에 이른다고 이스라엘 측이 밝혔다"고 전했다. 반면 헤즈볼라는 자신들의 피해는 3명뿐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은 지난달 31일 이스라엘군이 남부 레바논으로 진격한 뒤 아이타 알샤브 지역에서 대규모 전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지난달 31일 "헤즈볼라와는 휴전이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우리 머리 위의 위협이 제거되고, 납치당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풀려나기 전까지는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이스라엘 안보 각료회의는 레바논에 대한 지상군 공격 강화안을 통과시켰다. 지금까지 접경지대에 머물렀던 데서 벗어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지역까지 진격한다는 안이다. 이날 안보 각료회의에 참석한 한 관리는 "국제평화유지군 도착 전까지 교전을 멈추는 방안은 부결됐다"고 밝히고 "이스라엘군은 공습중단을 선언한 48시간이 지나면 다시 총력을 기울여 공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48시간 공습중단 시한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산발적인 공격을 계속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북동 레바논과 시리아를 연결하는 도로와 레바논의 시리아 국경 마을, 그리고 남부 레바논에 공습을 가했다고 레바논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와중에 시리아가 전군에 경계령을 내리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리아 공영 사나통신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계속되는 것과 관련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일 전군에 전투 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중동을 방문하고 돌아온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문제의 근원인 헤즈볼라가 그대로 있는 상태라면 휴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즉각적인 휴전에 반대하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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