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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원의 옥중 투고 "내 딸 유라, 나쁜 어른들 탓에 말 못 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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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지난 2018년 8월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고법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지난 2018년 8월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고법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스1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18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언론사 독자투고 형식으로 딸 정유라씨에게 편지를 보냈다.

문화일보는 14일 최씨가 딸 정유라씨에게 ‘사랑합니다’ 코너 독자 투고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문화일보가 공개한 편지에서 최씨는 정씨에게 “어릴 때부터 유난히 말을 사랑하고, 동물을 너무 좋아하던 맑고 깨끗한 아이였다”며 “언젠가 5살 때 마장에서 코치님이 말을 끌고, 그 위에서 놀라지도 않고 재미있게 타던 모습이 그리움으로 가득히 남아 참으로 같이 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어린 나이에 마음에 상처만 준 나쁜 어른들 때문에 그 좋아하던 말을 못 타게 됐다”며 “사랑하고, 그렇게 노력해왔던 말들을 떠나보내면서 얼마나 그 마음이 서럽고 아팠겠나, 그래도 엄마는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또 “늘 철창 너머로 보이는 너와 우리 손주들을 보면서 그 순간들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고, 살아남고자 하는 존재의 이유”라며 “못된 어른들의 잔인함에 희생된 너에게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하다”고 글을 적었다.

그러면서 “세상은 너를 봐주는 소중한 아가들이 있고, 갇혀 있지만 너를 기다리며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는 걸 늘 가슴에 간직하고, 너의 남은 삶은 고통 속에서 희망으로 이겨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화일보는 내부 검토를 거쳐 최씨의 투고를 독자 면에 싣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문화일보 측에 “가정의 달 5월에 우리 딸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직접 글을 썼다”고 전했다고 한다.

최씨는 지난해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18년에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여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돼 충북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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