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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이어…SK이노도 '활짝 웃었다'

중앙일보

입력

SK에너지 울산CLX 공장. [사진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울산CLX 공장. [사진 SK이노베이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정유업계가 1분기 호실적에 나란히 웃었다.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석유 제품 가격도 오르며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올해는 세계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며 휘발유 등 제품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당분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매출 9조2398억원, 영업이익 502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154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유가 상승과 제품 가격 인상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조3179억원 늘었다. 다만 세전이익은 527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할 배터리 소송 합의금 중 현금 1억원이 영업외손실로 잡혔고 지난해 달러 약세로 인한 환 손실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석유사업·화학사업·윤활유사업 등 기존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끈 가운데 주력 사업인 배터리 부문도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매출 526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0% 성장했다. 하지만 해외 공장의 초기 비용이 늘면서 영업손실 규모는 1767억원으로 늘었다.

정유4사, 일제히 ‘깜짝실적’ 

정유업계 1분기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유업계 1분기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올들어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정유4사는 나란히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만 1조원대 손실을 냈던 GS칼텍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32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쓰오일은 예상치의 두배를 웃도는 62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6년 2분기(6408억원) 이후 최고 실적을 거뒀다.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 412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국제 유가가 오르며 재고평가 이익이 올랐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석유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일정 물량의 원유를 미리 사둔다. 확보하고 있는 원유는 실적 평가 시점의 원유 가격으로 가치를 매긴다. 그런데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거래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오르며 재고평가 이익도 커졌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배럴당 50달러대였던 두바이유 가격이 올해 5월 둘째주 기준으로 66.28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1달러 미만을 기록했던 정제마진도 지난달 3달러대까지 오르며 손익분기점인 4달러에 가까워졌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이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자동차 운전량이 늘면서 휘발유 수요가 늘었고 국제 휘발유 가격이 올라 마진이 개선됐다.

항공유 수요가 변수 

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비행기가 미세먼지를 뚫고 이륙하고 있다. [뉴스1]

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서 비행기가 미세먼지를 뚫고 이륙하고 있다. [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600만 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인도·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등의 석유 제품 수요가 늘어나 그간 쌓여있던 원유 재고가 올해 2분기에는 모두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유업계는 앞으로 항공유 수요가 국내 정유 업황을 결정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유의 생산과 수출이 국내 정유사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배럴당 10~15달러대였던 항공유 마진은 현재 4달러대로 떨어진 상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정제설비 가동률이 86.5%를 기록하는 등 수급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중”이라며 “백신 접종률 상승 지역을 중심으로 휘발유와 항공유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도 정유업계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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