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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밤 새우는 자녀… 속 끓이는 부모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중독이 아이들의 순수한 머리와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컴퓨터를 없애거나 강제로 막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중앙일보 프리미엄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가 함께 2회에 걸쳐 '바른컴퓨터문화만들기'를 기획연재,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방배동에 사는 주부 주미영(35)씨는 아들 준호(7) 때문에 머리가 셀 지경이다. 엄마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인터넷이 문제의 발단. 주씨는 처음엔 준호가 기특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인터넷 게임에 빠져든 아들은 끼니도 거르고 컴퓨터에 붙어앉아 날밤 새우기 일쑤였다. 암만 잔소리해도 서로 마음만 상할 뿐이었다. 인터넷을 끊고 컴퓨터를 내다 버리고서야 엄마와 아들과의 전쟁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주씨는 여전히 마음이 개운치 않다.

# 인터넷은 무조건 유해환경?

물을 살무사가 마시면 독이 되지만 젖소가 마시면 우유가 된다. 즉 모든 건 활용하기 나름이란 얘기다. 인터넷도 마찬가지. 제대로 활용하면 '우유'처럼 자양분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 '독'이 돼 죽음으로까지 내몬다. 21세기의 신종 질환으로 떠오른 인터넷 중독. 정보이용자의 인터넷에 대한 심리적 의존도가 극도로 심해져 일상생활에 심각한 사회적.정신적.육체적.금전적 지장을 받고 있는 상태를 일컫는다.

인터넷은 하루라고 접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만큼 이에 대한 교육이 절실함에도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교육전문가들은 "성교육과 마찬가지로 어릴 때부터 인터넷이나 컴퓨터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게임중독도 마찬가지다. 아무런 사전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무방비하게 접하게 되므로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판단력을 잃고 빠져들게 된다는 것.

"부모세대부터가 그런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자녀들을 가르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 더욱 문제다. 부모 역시 인터넷을 뉴스검색.게임.블로그 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이 좀더 다양하고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부모가 지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중독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을 위한 부모의 대처법

김혜수(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미디어중독대응팀)팀장은 인터넷 중독 자녀를 둔 부모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①부모가 일관된 태도를 보여준다. 어머니는 말리는데, 아버지는 "게임 좀 하는 것 가지고 뭘 그래..." 한다면 아이는 혼란을 느끼게 된다.
②부모가 자녀의 평소 생각이나 고민에 대해 관심을 보여준다.
③합리적인 규칙과 인터넷 사용시간을 정한다. 게임이 아이를 끌고 가는 것인지, 아이가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인지를 확인해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에게 스스로 규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도록 요구해야 한다.
④컴퓨터를 가족들이 지켜볼 수 있는 위치에 놓게 한다. 이는 아이가 지나치게 게임에 몰입하여 현실의 자기를 잃어버리는 것을 막아준다.
⑤자녀가 여가시간에 인터넷 사용 이외의 다른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⑥필요하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이는 전문가가 부모보다 더 좋은 방법과 기술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전문가는 객관적이고 제 3자적인 입장에서 아이의 문제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아이가 감정적인 대립을 하기 시작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누군가 제3자가 개입하고 중재해야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문제인가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⑦부모도 컴퓨터에 대해 알고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 컴퓨터.인터넷 사용도 조기교육 필요

어린이 및 청소년 사이버중독 증세가 사회문제화 되면서 컴퓨터를 유익하게 접근하는 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터넷 활용교육이 아니라 학습과 연관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교의 퓨처키즈 수업법이 그 대표적인 예. 미국의 수업법을 도입했다는 그들의 수업방식은 개인별로 또는 팀별로 프로젝트를 주고 해결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프로젝트 주제는 '도시계획가가 되어 어린이 도시 개발하기' 등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주제를 주고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검색하고, 파워포인트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정리하고 발표, 토론하게 한다. 대교퓨처키즈의 김연미 센터장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인터넷으로는 연예인 정도만 검색하는 줄 알고 있다가 이렇게 다양한 정보가 있는 줄 알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며 "어렸을 때부터 유익한 정보 뿐만아니라 습득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의 도구로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가 컴퓨터 사용에 대한 관리능력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자녀의 인터넷중독 자가진단법

[보기] 0점-전혀 아니다 1점-가끔 그렇다 2점-보통 그렇다 3점-자주 그렇다 4점-대부분 그렇다 5점-항상 그렇다

1. 당신의 자녀는 인터넷 사용에 대해서 정해놓은 시간을 자주 어깁니까?
2. 당신의 자녀는 인터넷 사용으로 집안 일(혹은 학업)을 소홀히 한 적이 있습니까?
3. 당신의 자녀는 가족과 함께 즐기기보다 컴퓨터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까?
4. 당신의 자녀는 사이버 공간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귑니까?
5. 당신은 자녀의 인터넷 사용 시간에 대해서 불평을 자주 토로합니까?
6. 자녀의 인터넷 사용때문에 성적이나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습니까?
7. 당신의 자녀는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먼저 인터넷에 접속부터 합니까?
8. 당신의 자녀는 인터넷을 시작한 이후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감소했습니까?
9. 자녀에게 인터넷에서 무엇을 했냐고 물어보면 숨기거나 얼버무립니까?
10. 당신의 자녀는 당신의 의사를 무시하고 몰래 컴퓨터 접속을 합니까?
11. 당신의 자녀는 자기 방에서 자주 혼자 컴퓨터를 합니까?
12. 당신의 자녀는 인터넷에서 알게 된 새로운 친구들과 전화를 한 적이 있습니까?
13. 당신의 자녀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동안 방해를 받으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낸 적이 있습니까?
14. 당신의 자녀는 밤늦게까지 접속해 있느라 잠을 자지 못해 그전보다 피곤해하거나 지쳐보입니까?
15. 당신의 자녀는 인터넷을 하지 않을 때에도 접속할 생각에 몰두해 있거나 인터넷을 사용하려고 자주 시도하나요?
16. 당신의 자녀의 인터넷 사용시간에 대해 간섭했을 때 자녀는 자주 짜증을 내나요?
17. 자녀는 다른 취미활동이나 밖에 나가 노는 것보다 컴퓨터 하는 것을 더 좋아하나요?
18. 당신이 자녀의 컴퓨터 사용 시간을 제한했을 때 자녀는 자주 화를 내나요?
19. 당신의 자녀는 친구와 밖에 나가 노는 것보다 인터넷 사용을 더 좋아합니까?
20. 자녀가 컴퓨터 접속을 하지 않을 때에는 우울하고 침울하며 신경질적이 되었다가 다시 온라인 상태로 오면 이런 감정들이 사자진 것처럼 보인 적이 있습니까?

▶ 20점~39점 : 일반 사용자군
= 평균적인 이용자로서, 인터넷 이용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중고생의 경우 1일 약 2시간, 초등생 약 1시간 정도의 접속시간을 보이며, 대부분이 인터넷 중독문제가 없다고 느낀다. 심리적 정서문제나 성격적 특성에서도 특이한 문제를 보이지 않으며, 자기행동을 잘 관리한다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과의 대인관계에서도 자신이 충분한 지원을 얻을 수 있다고 느끼며, 심각한 외로움이나 곤란감을 느끼지 않는다.

▶ 40점~69점 : 잠재적위험 사용자군
= 인터넷 과다 사용자로서, 인터넷 때문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가 많다. 고위험자보다 경미한 수준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보이며, 인터넷 사용시간이 늘어나고 집착을 하게 된다. 학업에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리적 불안정감을 보이지만 절반 정도의 학생은 자신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느낀다. 대체로 중고생은 1일 약 3시간 정도, 초등생은 2시간 정도의 접속 시간을 보이며, 다분히 계획적이지 못하고 자기조절에 어려움을 보이며 자신감도 낮다.

▶ 70점~100점 : 고위험 사용자군
= 인터넷 중독자로 의심되며, 인터넷 때문에 생활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 당장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인터넷 사용으로 인하여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를 보이면서 내성 및 금단 현상이 나타난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대인관계가 대부분이며, 비도덕적 행위와 막연한 긍정적 기대가 있고, 현실 생활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기도 한다. 이들의 접속시간은 중고생의 경우 1일 약 4시간 이상, 초등생 약 3시간 이상이며, 중고생은 수면시간도 5시간 내외로 줄어든다. 대개 자신이 인터넷 중독이라고 느끼며, 학업에 곤란을 겪는다. 또한, 심리적으로 불안정감 및 대인관계 곤란감, 우울한 기분 등이 흔하며, 성격적으로 자기조절에 심각한 어려움을 보이고 무계획적인 충동성도 높은 편이다. 현실세계에서 사회적 관계에 문제가 있으며,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출처=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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