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의 리더십에서 용기를 얻어가고 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조선 초기 대표적 성군(聖君)으로 꼽히는 세종과 같은 국가 경영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해 노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아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기존의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과제를 만드는 태종이었다면, 이제 세종의 시대가 올 때가 왔다”고 말한적이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강원전략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송기헌·허영 의원 등 여당 강원 지역 의원들을 불러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상 “다음 달 공식 출마 선언에 앞서 지역 주민들에게 대선 도전 의사를 먼저 알리고 응원을 부탁하는 자리”였다는 게 이 의원 측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춘천고를 나온 윤호중 원내대표와 우상호·권인숙·김병주 등 직·간접적으로 강원도에 연고가 있는 민주당 의원들도 참석했다. 우 의원은 “‘강원도 미래 전략 발표’라는 제목을 썼지만 사실 이광재 의원의 대선 출마 첫걸음이라고 알고 왔다”며 “대한민국의 소중한 인재로서 민주당 대통령 경선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는 담론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광재 화이팅’ 구호가 퍼진 이날 간담회에서 이 의원은 세종의 리더십을 구체적으로 짚으며 차기 대통령 도전 의지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세종대왕은 조선시대 조세 개혁을 위해 17만명을 대상으로 5개월간 여론조사를 하고, 지역별 시범 실시를 통해 제도를 점진적으로 안착시켰다. 이 의원은 “민심과 천심을 잇는 그 중간을 밥 식(食)자라고 생각하고,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까지는 시대 과제가 무겁고, 제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에 망설였다”면서도 “제가 부족한 부분은 일류 국민을 서포트(뒷받침)하면서 채우면 되겠다고 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는 안정하고 행복한 삶, 대한민국에는 따듯한 공동체, 그리고 강인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만드는 게 앞으로의 시대 과제”라며 “경제와 외교가 7~80% 정도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민주당에선 이재명·이낙연·정세균 ‘빅3’ 주자 외에도 김두관·박용진·이광재 등 중견급 주자들이 대선 경선에 대거 뛰어들게 됐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