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의 이혼 발표 후 처음으로 큰딸 제니퍼 게이츠(25)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족사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엄마는 우리의 여왕이자 영웅" #게이츠 가족 분위기 대변할 수도 #美 매체 "세 자녀 모두 엄마 편" #멀린다도 빌 빠진 가족사진 올려
어머니 멀린다, 제니퍼, 남동생 로리(22), 여동생 피비(19)가 함께 나온 가족사진이다. 그런데 아버지 빌만 쏙 빠져 있다.
제니퍼는 이 사진과 함께 "우리의 여왕, 영웅, 그리고 엄마"란 글로 어머니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9일은 미국에서 어머니의 날(5월 둘째 주 일요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사진이 눈길을 끄는 건 제니퍼는 이전까지 자신의 인스타에 아버지만 제외한 가족사진을 올린 적이 없었다.
어머니나 아버지, 남매들과 각각 함께 찍어 올린 사진은 있지만, 온 가족 사진엔 아버지 빌이 있었다. 3년 전쯤만 해도 자신과 아버지가 단둘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6일 미국 연예매체 TMZ는 소식통을 인용해 빌과 멀린다의 세 자녀가 지난 3월부터 부모님이 이혼할 것으로 알고 있었고, 모두 어머니 멀린다의 편이라고 보도했다.
또 멀린다는 이혼 발표 후 당분간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녀 셋만 데리고 서인도제도 그레나다의 섬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모든 가족이 빌에게 화가 나 있고 이것이 그가 여행에 초대받지 못한 이유"라고 말했다.
제니퍼가 올린 이 가족사진은 현재 머무는 섬에서 촬영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들로 볼 때, '아빠만 빠진 가족사진'은 현재 게이츠 가족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일 수 있다.
이날 멀린다도 제니퍼보다 먼저 자신의 인스타에 이혼 발표 후 처음으로 게시물을 올렸다. 세 자녀가 어린시절 함께 촬영한 사진으로, 역시 빌은 등장하지 않는다. 멀린다는 이 사진과 함께 "나는 이 아이들의 엄마라서 행복하다"란 글을 썼다.
제니퍼는 3일 부모님의 이혼 발표 후 자신의 인스타에 심경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이때도 어머니 멀린다가 인스타에 올린 이혼 성명만 함께 게시했다. 제니퍼는 당시 "우리 가족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제니퍼는 미 스탠퍼드대에서 인간생물학을 전공한 뒤 뉴욕 마운트 시나이의 아이칸 의대에 재학 중이다. 이집트 부호의 아들인 승마선수 나엘 나세르(30)와 지난해 1월 약혼했다.
자녀들이 왜 모두 멀린다의 편인지에 대해선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미 언론은 빌과 멀린다의 사이가 멀어진 이유를 추정하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4일 피플지는 빌이 결혼 전 연인이었던 앤 윈블래드와 멀린다의 동의 아래 결혼 후에도 매년 여행을 떠났다는 1997년 타임지 기사를 소개했다. 빌은 당시 타임지에 "멀린다와의 결혼으로 머릿속이 가득했을 때 앤에게 전화해 동의를 구했다"고도 말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멀린다가 2년 전부터 이혼을 준비해 왔으며 멀린다는 빌이 미성년자 성범죄를 수차례 저지른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가깝게 지내는 걸 못마땅하게 생각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지난 3일 빌과 멀린다는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낸다고 알렸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의 재산은 1305억 달러(약 145조 3117억원)로 세계 4위 부호다. 이에 두 사람의 재산 분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