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세계 신생아 사망률 세계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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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에서 약 2백만명의 신생아가 생후 24시간내 사망하고 있으며 미국이 문명국 가운데 세계 2번째로 신생아 사망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신생아들은 생후 1개월이내 사망율이 일본 아기들보다 3배 높았으며 핀란드, 아이슬랜드, 노르웨이 보다 2.5배 높았다고 어린이 보호 국제 기구인 세이브 더 췰드런(Save the Children)이 발표했다.

신생아 1천명당 6명 사망율을 보이는 라트비아가 미국보다 신생아 사망율이 가장 높았다. 미국은 신생아 1천명당 5명 사망율을 나타낸 헝가리, 말타, 폴랜드, 슬로바키아 등과 거의 비슷했다.

세계 모성 보고서는 "미국은 호주, 캐나다, 영국보다 신생아 담당 의사, 신생아 집중 케어 병동이 더 많지만 신생아 사망율은 이 국가들보다 높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각국 정부, 리서치 기관들, 국제 기관들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도 소수자들 및 저소득층에서 신생아 사망율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여전히 모성과 어린이들에게 최악의 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은 모성 및 영유아 환경 세계 최고를 고수했다.

스웨덴은 1위를, 니제르는 최악을 기록했다.

'모성 지수'는 모성 6가지, 어린이 4가지로 구성된 10가지 웰빙 지수에 따라 125개 국가들의 순위를 매겼다. 예를 들면, 모성 사망 위험율, 영유아 사망율, 여성의 정치적 지위같은 주관적 조치 등을 포함한다.

세이브 더 췰드런의 찰스 맥코맥 CEO겸 의장은 이 보고서가 "모성 지위와 어린이 지위간에 직접 관련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모성이 잘 보호된 국가에서는 어린이들도 잘 살고있다"고 그는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50만 여성들이 임신 및 출산으로 인해 사망하며 신생아 2백만명이 생후 24시간내에, 2백만명이 생후 1개월이내에, 3백만명이 사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하지 못한 출발

지난 7일 미국 어머니날에도 "약 5천명의 어머니들이 아기를 잃고 슬퍼할 것"이라고 세이브 더 췰드런의 신생아 살리기 본부 앤 틴커 감사는 말했다.

이 보고서를 재정 지원한 빌&멜린다 재단의 재단장이자 빌 게이츠의 부인인 멜린다 게이츠는 보고서 서문에서 "모든 어린이들은 전세계 어디에서 태어나건 인생의 건강한 출발을 할 권리가 있다"고 썼다.

맥코맥은 최근 몇년간 5세이하 영유아 사망율을 줄인 "의미심장한 발전"이 이뤄졌으나 "생후 1개월이내 신생아 사망율은 감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도국의 신생아 사망율은 선진국 신생아 사망율과 드라마틱할 정도로 다르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선진국 신생아 사망 원인은 체중 미달이나 조산같은 신생아의 문제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나 개도국 신생아 사망의 절반은 감염, 파상풍, 설사등이 원인이다.

미국 신생아 사망율은 최근 10년간 떨어지고 있으나 사회적 소수계층의 신생아 사망율은 불균형적일 정도로 높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흑인 신생아는 신생아의 17%에 불과하지만 저체중아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한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빈곤층 어머니들이 조기 출산의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일반적으로 낮은 교육 기회가 신생아 사망율과 반비례 관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틴커는 일본의 경우 임산부 및 영유아 무료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미국은 보건 서비스 접근에 있어 계급간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우리는 여기서 더 잘 할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개도국에서 뭔가를 한다는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아 사망의 99%, 출산 사망의 98%가 개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신생아 사망율은 특히 라이베리아, 시에라 리온 등 무력 분쟁의 고통스런 역사를 가진 국가들에서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보고서는 정치적 의지가 국가적 부(富)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78개 개도국의 신생아 득점표는 콜럼비아, 멕시코, 니카라과, 베트남같은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들의 신생아 득점표가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신생아 득점표 최하위에는 라이베리아, 아프가니스탄, 앙골라, 이라크 같은 국가들이 차지, 무력 분쟁과 문화적 관습이 신생아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멜린다 게이츠는 "매년 수백만 신생아들이 사망하는 것은 비극이다. 특히 이 죽음은 손쉽게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신생아 4명 가운데 3명이 사망하는 것은 기존의 폐렴용 항생제, 탯줄 자르는 살균 수술칼, 신생아 보온용 니트캡 같은 단순한 저비용 방법으로도 피할 수 있다"고 썼다. '

'낭보'

충분한 데이터가 결여된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작성된 모성 지수는 최고 순위 국가와 최하위 국가간에 엄청난 격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최하위 10위 국가 어머니들은 최고 10위 국가 어머니들과 비교했을 때 임신 또는 출산시 사망 위험이 750배나 높다.

1위는 숙련된 인력이 거의 모든 출산시 개입하는 스웨덴이 차지했다. 반면 최하위를 기록한 니제르에는 출산시 숙련 기술 개입이 단지 16%의 여성에게만 제공됐다.

"좋은 소식은 우리가 이런 모자들에게 생존과 발육을 도울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맥코맥은 말했다.

보고서는 3가지 분야가 어린이 웰빙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는 여성 교육, 출산시 산파와 같은 숙련 기술의 개입 및 가족 계획 서비스 사용 등이다.

교육받은 여성들은 생애 주기에서 비교적 늦게 결혼하고 출산하며 딸을 포함한 자녀들의 교육 권장 및 보건 서비스를 추구한다.

보고서는 가족 계획 및 피임법 사용이 모성 및 영아 사망율을 낮추는데 기여한다고 밝혔다. 많은 개도국 여성과 어린이들이 어머니의 생애주기에서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는 등 잘못된 시기의 출산 결과로 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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