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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로켓 잔해, 바다에 빠졌지만…“우주 개발, 책임감 필요”

중앙일보

입력

창정 5B 로켓의 잔해가 추락한 위치. [뉴스1]

창정 5B 로켓의 잔해가 추락한 위치. [뉴스1]

전 세계를 긴장시킨 중국 우주발사체(창정-5B호)가 바다로 떨어졌다. 우려했던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우주 개발 과정에서 책임감 있는 행동이 숙제로 남았다.

로이터·AFP통신 등은 9일 창정-5B호 로켓의 잔해가 인도 남서쪽 아라비아해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위치는 동경 72.47도, 북위 2.65도다. 앞서 중국 유인우주국(CMSEO)은 창정-5B호의 잔해가 같은 날 오전 10시57분~11시27분 사이에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했다고 밝혔다.

로켓 잔해가 바다에 빠지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로켓의 잔해는 지구로 추락할 경우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됐다.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로켓의 잔해 일부가 대기권에 진입하는 동안 타버리지 않고 진입했기 때문이다.

인도 앞바다에 추락한 中 우주 쓰레기

중국의 로켓 잔해물이 인도 앞바다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속보로 보도한 인도 매체. [사진 타임스오브인디아 캡쳐]

중국의 로켓 잔해물이 인도 앞바다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속보로 보도한 인도 매체. [사진 타임스오브인디아 캡쳐]

이번에 문제가 된 창정-5B호 로켓은 발사 당시 전체 무게가 837t이었다. 이 중 길이가 30m가 넘고, 무게는 21t 이상의 로켓 상단부가 지구로 추락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통제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창정-5B 추락 논란은 로켓을 쏘아올린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 창정-5B호를 관측한 결과 불규칙하게 뱅글뱅글 돌고 있는 현상을 확인한 것이다. 통상 자세를 제어하고 있는 로켓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현상이다.

미국은 로켓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지만, 중국은 바다로 떨어질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중국은 로켓이 자세를 제어하고 있다거나 바다로 추락을 유도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지구의 약 71%가 바다고, 인류가 거주하고 있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바다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식이었다.

로켓 잔해가 바다로 추락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해석은 엇갈린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우주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인류가 처음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이래로 60여 년간 로켓 잔해나 우주 쓰레기가 사람을 맞춘 사례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지난 4월 29일 하이난성 원창기지에서 발사한 창정-5B호. 사진 중국국가항천국

중국이 지난 4월 29일 하이난성 원창기지에서 발사한 창정-5B호. 사진 중국국가항천국

하지만 확률적으로 바다에 떨어질 가능성이 크더라도, 로켓을 쏘아올린 국가가 제어할 필요는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로켓에 맞지는 않을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가능성이 0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우주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모든 나라의 공동 이익”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날 “로켓 발사를 계획하고 작전을 수행할 때, 이런 (낙하 관련한) 것들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성 장관의 언급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정거장이 지난 1979년 궤도에서 이탈해 호주에 추락한 이후, 대부분의 국가가 우주선 설계를 조정해 통제 불능의 물체가 대기권에 진입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조나단 멕도웰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박사의 설명을 인용했다.

한편 중국은 내년 말까지 10여 차례 더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다. 창정-5B호를 쏘아올린 목적인 우주정거장의 모듈 운송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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