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정비단지 갖춘다…"화물기 개조하고 항공기 직접 정비"

중앙일보

입력 2021.05.04 11:16

업데이트 2021.05.04 16:25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가 개발한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의 발사 모습. [중앙포토]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가 개발한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의 발사 모습. [중앙포토]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스라엘 최대 방산업체와 손을 잡았다. 인천공항공사는 이스라엘 국영기업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및 국내 항공 MRO(유지보수운영) 전문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와 인천공항 화물기 개조시설 조성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4일 체했다. 보잉 화물기 B777-300ER의 개조 사업을 위한 것으로 인천공항은 IAI가 관여하는 B777기 개조사업의 첫 해외기지가 된다.

“2040년까지 누적 수출액 1조원 넘길 것“ 

인천공항은 2024년 상반기부터 노후 보잉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이를 중정비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15~20년 된 여객기는 보통 퇴역하거나 화물기로 개조해 수명을 연장하는데, 개조 비용이 신형 화물기 구매 비용의 10%밖에 되지 않아 항공사들은 보통 화물기 개조를 선호한다. 항공기 한 대당 전체 작업 기간은 4개월로, 인천공항 격납고에선 동시에 두 대까지 작업이 가능하다. 주 고객은 DHL, UPS와 같은 특송사다. 한 대당 국내 생산 효과는 1000만 달러(약 110억원)다.

이 같은 화물기 개조사업을 통해 2040년까지 누적 수출액 1조원과 직간접 고용 약 2100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인천공항공사의 기대다. 업계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화물기 시장 수요의 60% 이상을 개조 화물기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항공화물 매출액은 1108억 달러(약 112조원)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올해 매출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1380억 달러(약 155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4일 인천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샤프테크닉스케이 간 '인천공항 화물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 체결식'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김경욱 사장(가운데), 요세프 멜라메드 IAI 대표(오른쪽), 샤프테크닉스케이 백순석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공항사진기자단]

4일 인천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샤프테크닉스케이 간 '인천공항 화물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 체결식'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김경욱 사장(가운데), 요세프 멜라메드 IAI 대표(오른쪽), 샤프테크닉스케이 백순석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공항사진기자단]

인천공항공사는 화물기 개조 기술도 국내에 이전해 항공 MRO 산업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공사는 부지 조성 및 격납고 건설 등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고, IAI와 샤프테크닉스케이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개조 및 기타 항공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샤프테크닉스케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형기 정비 역량을 갖춘 독립 MRO 업체로 평가받는다.

IAI사는 이스라엘 최대의 방산기업으로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을 개발한 주역이다. 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잉사 대형 화물기 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공군 및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군수 항전 장비를 납품해왔다. IAI는 최근 B777 개조 화물기의 수요가 증가하고, 이스라엘 현지 생산 능력이 임계점에 달하면서 해당 항공기의 해외생산기지를 물색해왔다. 인천공항공사는 중국, 인도 등과 경합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날 체결식에서 김경욱 공사 사장은 “세계 10대 허브 공항 중 인천공항만 별도의 정비 단지가 없었는데, IAI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대형 화물기 개조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게 됐다”며 “앞으로 우리 항공기를 우리 손으로 직접 정비하는 걸 넘어 항공기를 직접 개조하고 수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공항에 위치한 IAI의 정비시설에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스라엘 벤구리온공항에 위치한 IAI의 정비시설에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있는 모습.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요세프 멜라메드 IAI 대표는 “지난 몇 년간 G280 제트기의 주익, 동체 및 꼬리날개 일부 생산라인을 한국 업체에 이전하면서 한국 기술력과 엔지니어 역량을 확인했다”며 “한국 투자 유치 결정 배경에는 샤프 백순석 사장의 의지와 한국 기술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역임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박남춘 인천시장, 지종철 서울지방항공청장 등이 참석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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