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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렁한 옷 벗어던졌다…코르셋 착용 아일리시 "하고픈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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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가수 빌리 아일리시가 신곡 '유어 파워(Your power)'를 작사한 배경에 대해 "10대가 성 범죄에 쉽게 노출되는 현실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팝 가수 빌리 아일리시가 신곡 '유어 파워(Your power)'를 작사한 배경에 대해 "10대가 성 범죄에 쉽게 노출되는 현실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섬뜩한 경험을 하지 않은 소녀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이건 남자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노래는 한 사람이 아닌 모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19년 첫 정규 음반을 낸 이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본상 4관왕에 오른 팝 신예 빌리 아일리시(20). 그가 최근 발표한 신곡 ‘유어 파워(Your power)’를 쓴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자신과 비슷한 또래들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성적으로 부적절한 경험에 노출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아일리시는 이 곡을 통해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힘을 남용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Z세대 아이콘' 빌리 아일리시 #노래로 10대 성범죄 해결꿈꿔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아일리시는 최근 잡지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이 곡을 작사한 배경을 자세히 털어놨다. 지난달 30일 발매된 이 곡은 친오빠인 피니어스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아일리시는 “내 모든 친구는 부적절한 성적 경험을 당한 적이 있다”며 “사람들은 내가 음악 산업에 종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런 부조리는 사회 전체에 만연해있다”고 말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성별·나이·정체성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으로 이른바 'Z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AP=연합뉴스

빌리 아일리시는 성별·나이·정체성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으로 이른바 'Z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AP=연합뉴스

그가 쓴 가사엔 “당신은 또래인 줄 알았다고 말하죠” “힘을 과시하려 하지 말라” 등의 표현이 담겼다. 아일리시는 인터뷰에서 “누구든, 얼마나 강하고 얼마나 똑똑했는지와 상관없이 (어른들에게) 이용당할 수 있다”며 “당차고 의지가 강했던 소녀들도 가정 내 학대, 강간 등을 당한 뒤에서야 ‘내가 희생자인가’를 깨닫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대당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매우 당혹스럽고 삶의 의욕을 꺾는 것”이라며 “정말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신곡 발표 당시에도 “우리가 모두 목격했거나 경험한 여러 상황에 대한 노래”라며 “변화의 영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4대 본상(올해의 레코드·앨범·노래상, 신인상)을 받은 빌리 아일리시. 그는 최연소 수상 기록도 세웠다. AP=연합뉴스

지난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4대 본상(올해의 레코드·앨범·노래상, 신인상)을 받은 빌리 아일리시. 그는 최연소 수상 기록도 세웠다. AP=연합뉴스

아일리시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아이콘’으로 꼽힌다. 자신이 겪은 우울과 불안을 여과 없이 음악으로 표현해내고, 성별·나이·정체성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지난해 ‘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로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레코드·앨범·노래상과 신인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특히 19세에 상을 타면서, 21세에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던 테일러 스위프트의 최연소 수상 기록도 깼다.

빌리 아일리시가 표지를 장식한 올해 6월 보그 표지. [보그 제공]

빌리 아일리시가 표지를 장식한 올해 6월 보그 표지. [보그 제공]

여성 뮤지션의 성적 대상화에 반대하며 크고 헐렁한 옷을 고집했던 그가 이번 보그 화보에서 입은 옷도 큰 화제가 됐다. 아일리시는 몸의 선이 드러나는 코르셋과 치마 등을 착용했다. 이에 대해 아일리시는 “몸을 드러냈는지 여부에 따라 타인을 존중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자신이 기분 좋은 옷을 입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SNS에 촬영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며 “언제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적었다.

아일리시는 지난해 발표한 곡 ‘데어포 아이 엠(Therefore I Am)’에서 자신에게 악플을 쓰는 헤이터들을 당당히 비판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가수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의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피해자로 지목된 배우 서신애가 이 곡을 SNS에 게재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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