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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대립각…‘오마하의 현인’ 버핏 vs ‘도지파더’ 머스크

중앙일보

입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는 8일 미국 코미디쇼에서 또다시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는 8일 미국 코미디쇼에서 또다시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AP=연합뉴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90)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일론 머스크(49)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암호화폐에 대한 상반된 주장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포문은 버핏 회장이 열었지만, 이번 주말 미국 코미디쇼에 출연하는 머스크가 어떤 대응에 나설지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버핏 회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온라인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는 암호화폐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을 예상한 듯 “답변을 피하겠다”며 농담으로 운을 뗐다.

이어 “주주총회를 지켜보는 수십만 명이 비트코인을 갖고 있고, 아마도 매도 입장을 가진 사람은 두 명일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우리는 40만명을 화나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과 2명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선택지가 있지만, 그것은 (양쪽 값이 동일하지 않은) 멍청한 등식”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대표적인 암호화폐 불신론자다. 그는 지난해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암호화폐는 기본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고,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한다”며 “나는 암호화폐를 갖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멍거 “머스크는 망상 속에서 사는 사람”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은 비트코인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은 비트코인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로이터=연합뉴스

버핏이 온건한 태도로 비트코인 투자를 비판한 것과 다르게 버핏의 ‘오른팔’ 찰리 멍거(97) 부회장은 비트코인을 경계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1일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역겹다” “납치범이나 강탈범에게나 유용한 화폐” “빌어먹을 신개발품(비트코인)은 문명의 이익에 반한다” 등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버핏의 40년 지기 파트너인 멍거 부회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베일이 가려진 인물이다. 그런데 유독 머스크와 테슬라 사안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비판해왔다.

멍거는 지난해 초 테슬라 주가가 연일 치솟을 때도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에 대한 위험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며 머스크를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나는 망상 속에서 사는 사람과 엮이고 싶지 않다”며 “테슬라 주식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버핏 외에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 등도 비트코인 반대론자로 꼽힌다. 그나마 게이츠는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으로 수위를 낮췄지만, 금융당국 수장인 옐런과 파월은 비트코인의 투기 과열 위험성에 대해 수차례 경고해왔다.

‘도지파더’ 머스크의 새로운 발언에 주목  

쟤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암호화폐가 주로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AP=연합뉴스

쟤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암호화폐가 주로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AP=연합뉴스

세계적인 투자자와 미 금융당국의 쓴소리에도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심드렁한 모습이다. 거품 논란이 끊이질 않는 도지코인은 오히려 지난 1일 6%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가 41센트에 근접하고 있다. 최근의 폭락세를 극복한 것은 물론 오히려 추가 상승도 예상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미 CNBC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머스크가 8일 출연하는 미국 NBC 방송 인기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잇 라이브(SNL)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의 지지자임을 밝힐 때마다 이들 암호화폐의 가격은 급등했기 때문이다. 앞서 머스크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파더. 5월 8일 SNL”이라는 글을 올려 도지코인 및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환호를 이끌어 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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