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과한 유시민, 결국 '한동훈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

중앙일보

입력 2021.05.03 14:35

업데이트 2021.05.03 14:46

알릴레오 라이브 방송 중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알릴레오 캡처]

알릴레오 라이브 방송 중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알릴레오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이 3일 유 이사장을 전격 기소했다. 유 이사장은 2019년 말부터 “검찰이 개인 계좌와 노무현 재단 계좌를 불법 사찰했다” “한동훈 검사장이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올 초 자신이 잘못 알았다며 공개 사과했다.

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박현철 부장검사)는 유 이사장을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이날 재판에 넘겼다. ▶지속적으로 허위사실 공표가 이뤄진 데다 ▶한 검사장이 당시 이른바 ‘검언유착’으로 인해 시민 판단을 기다리던 중인 가운데 같은 행위가 반복됐고 ▶유 이사장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공개사과까지 내놨다는 정황 등이 고려됐다고 한다.

유 이사장은 2019년 12월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처음  “검찰이 (11~12월) 노무현재단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다. 제 개인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내 뒷조사를 한 게 아닌가 싶다. 제 처의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었다.

“채널A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 결탁해 유시민 이사장 비위를 캐려 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세간이 시끄러웠던 지난해 7월 24일에는 MBC 라디오 ‘시선집중’ 에서 “한동훈 검사가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노무현재단 계좌를) 봤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 검사장을 콕 짚었다. 해당 인터뷰는 채널A 사건과 관련 한 검사장 기소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당일 아침 방송됐다.

검찰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지만, 유 이사장은 장기간 의혹 제기를 멈추지 않았다. 관련법상 검찰이 수사 목적으로 특정 계좌를 조회했다면 금융기관은 최장 1년 이내에 당사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통보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2019년 12월 처음 의혹을 제기한 유 이사장은 올해 초까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금융 기관으로부터 계좌 조회에 대한 아무런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한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에 게시된 유시민 이사장의 사과문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에 게시된 유시민 이사장의 사과문

결국 유 이사장은 지난 1월 22일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그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한다"며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나 의혹을 제기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행사할 경우 입증할 책임을 져야 한다”며“사과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도 말했다.

한 검사장은 이후 유 이사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고, 검찰에도 유 이사장의 처벌을 원한다는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진‧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모비온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