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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5조 현금 부자가 비트코인 투자…넥슨 직접 밝힌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이사. [사진 넥슨]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이사. [사진 넥슨]

게임 기업 넥슨은 왜 비트코인을 1억 달러(1130억원)어치나 샀을까. 오웬 마호니 넥슨(일본 법인) 대표가 직접 그 이유를 설명했다.

무슨 일이야

· 넥슨은 지난달 28일 “비트코인 1717개를 사서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매수 평균단가는 개당 5만8226달러(6580만원).
· 같은 날 오웬 마호니 넥슨(일본 법인) 대표는 블로그 플랫폼 미디엄에 ‘넥슨의 비트코인 매수’라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왜 넥슨이 지금 이 시점에 비트코인을 샀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는 많지 않아 배경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넥슨이 직면한 상황 3가지

넥슨이 개발했거나 서비스 중인 게임. [사진 넥슨]

넥슨이 개발했거나 서비스 중인 게임. [사진 넥슨]


① 현금 부자 : 넥슨이 가지고 있는 현금·현금성 자산은 50억 달러(5조 5875억원·4월 28일 기준) 이상. 주로 엔·달러·원화 형태로 보유 중이다. 새 게임을 만들거나, 기술 역량을 키우거나, 다른 회사 인수합병에 쓰기 위한 자산이다. 지난해부턴 보유 현금을 활용해 강력한 지식재산(IP)을 가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투자 중이다. 지난 3월 미국 완구회사 해즈브로, 일본 게임사 반다이남코·코나미·세가의 지주회사에 총 8억 7400만 달러를 투자한 내역을 공개했다.

② ‘수익성 제로’ 예금 : 문제는 실제 투자까지 대기 시간. 그간 은행에 현금을 보관해왔는데 낮은 예금 금리로 인해 이자 수익률이 낮았다. 마호니 대표는 “역사적으로 낮은 현재 금리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은행에 넣어둔 돈은) 거의 아무런 소득도 가져다주지 못한다”며 “위험하지만, 수익이 높다고 여겨졌던 ‘정크본드’(투기등급 회사채)조차 ‘보상 없는 위험’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③ 끝 모르는 저금리 : 저금리 상황이 단기간에 바뀌기도 어렵다고 봤다. 각국 정부 지출과 부채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자율이 조금만 올라도 부채 상환이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마호니 대표는 “이자율 변동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잠재적인 화폐 가치 하락 상황에서 보유 통화를 면밀히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넥슨의 관점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오웬 마호니 대표는 “비트코인이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현금의 형태라 생각한다”며 "(회계상으론 다르지만) 달러·엔·원화와 같은 현금자산의 하나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현존 화폐의 가치하락 위험을 상쇄해 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미. 근거는?

① 구매력과 네트워크 효과 : 넥슨은 비트코인이 2100만개로 한정돼 있는 점에 주목했다. 희소가치가 비트코인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 더구나 최근 비트코인 가치에 주목하는 회사가 늘고 있어 네트워크 효과의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봤다.

② 편리성과 혁신 : 적은 비용으로 쉽게 거래하고 보유할 수 있는 점도 비트코인의 강점. 더구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은 경제 다양한 영역에서 확산하고 있다.

넥슨, 가상화폐에 진심인 편

아퀴스가 선보일 서비스의 예시 이미지 [사진 아퀴스]

아퀴스가 선보일 서비스의 예시 이미지 [사진 아퀴스]

넥슨은 오래전부터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에 주목해 왔다. 특히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의 관심이 크다. 이번 투자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 NXC는 2017년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했고 이듬해 유럽 거래소 비트스탬프도 인수했다. 현재 진행 중인 국내 최대 거래소 빗썸 인수전에도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 지난해 2월엔 금융거래 플랫폼 개발 자회사 ‘아퀴스(ARQUES)’를 설립했다. 아퀴스는 가상화폐 등 다양한 금융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 마호니 대표는 “25년 전이라면 현재 게임과 같은 가상 세계(메타버스)를 만드는 아이디어가 ‘미친 소리’로 들렸겠지만,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세계의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금(gold)을 가상 플랫폼에 저장하는 것과 같은 아이디어를 두고 합리적인 사람들은 과연 안전하냐고 물을 것"이라며 "하지만 넥슨은 이 방식도 마찬가지로 머지않은 미래에 주류 아이디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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