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핵 전문가 헤커 박사 “북 핵탄두 45개 보유한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현재 45개의 핵탄두를 보유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미국의 북핵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 대학 명예교수(헤커 박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와의 인터뷰에서다.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 [중앙포토]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 [중앙포토]

헤커 박사는 “현재 20~60개가 가능하며, 가장 적절한 숫자는 45개라고 본다”며 “이 수치는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I) 등 핵분열성 물질의 생산량 추정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45개 핵무기를 생산할 만큼의 핵분열성 물질을 보유했다는 뜻이지만, 북한에 현재 핵무기가 45개나 있다는 뜻은 아니다”며 “매년 6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능력은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ㆍ미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과 랜드 연구소는 북한이 2027년까지 핵무기 최대 242개를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핵 정보가 아주 제한적이지만, 해커 박사의 분석은 가장 공신력이 있다”며 “그가 2010년 11월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영변의 HEU 시설 내부까지 들어가 본 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플루토늄을 생산했던 영변 5MWe 원자로. [중앙포토]

북한이 플루토늄을 생산했던 영변 5MWe 원자로. [중앙포토]

플루토늄의 경우 헤커 박사는 북한이 매년 최대 6㎏을 얻어 현재 재고량을 25~48㎏으로 추산했다. 그는 “최근 영변 재처리 시설이 가동하고 있다는 정황이 보이지만, 2018년 12월 이후 원자로가 멈췄기 때문에 이는 오래된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헤커 박사는 “2010년 영변에서 본 HEU 원심분리기는 2000여개 정도였다”며 “2013년까지 영변 원심분리기 시설의 크기가 배로 커졌기 때문에 4000개로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영변 이외 적어도 한 개 더 원심분리기 시설을 만들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1~2개의 시설에서 매년 175㎏의 HEU를 생산해 2020년 말 기준 600~950㎏을 보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2017년 9월 3일 6차 핵실험에서 수소폭탄을 터뜨렸다고 밝혔다”며 “수소 폭탄을 제조하려면 삼중수소가 필요한데, 북한은 영변 원자로에서 몇 개의 수소폭탄에 들어갈 삼중 수소를 생산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