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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산거야, 미쳤어"…박준영 부인, 英서 도자기 밀수 의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해수부 차관)가 19일 정부세종청사 해수부에 출근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해수부 차관)가 19일 정부세종청사 해수부에 출근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아내에 대한 밀수 의혹이 제기됐다.

1일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의 아내 우모씨는 남편이 주영 한국대사관에서 공사 참사관으로 재직하던 2015~2018년 동안 찻잔과 접시 세트 등 대량의 도자기 장식품을 영국 현지에서 구매한 뒤 ‘외교관 이삿짐’으로 반입했다. 우씨는 이에 대해 별도의 세관 신고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2019년 12월 경기도에서 카페 영업을 시작한 우씨는 이곳에서 도ㆍ소매업 허가를 받지 않은 채로 영국에서 들여온 도자기 장식품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고 한다. 우씨는 카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자신이 들여온 여러 도자기 제품의 사진을 올리며 판매 사실을 홍보하기도 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도자기 세트 홍보 사진.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도자기 세트 홍보 사진.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우씨가 운영하는 카페 인스타그램에는 “뭘 산 거야, 얼마나 산 거야 내가 미쳤어, 씻기느라 영혼 가출” “목욕 후 너희는 광이 나고 난 식은땀이 난다”는 등의 글도 올라왔다. 들여온 도자기를 우씨가 직접 닦은 뒤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씨는 도자기 장식품들을 모아 놓고 찍은 사진을 올리며 제품을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엔 박스에서 장식품을 꺼내는 사진을 올리며 “오늘은 박스 풀기”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도자기 제품을 장기간 박스 상태로 보관했다가 판매가 가능한 시점에 개봉했다. 처음부터 판매를 목적으로 들여온 것이 아니냐”며 “관세법 위반 등이 문제가 된다. 허가 없는 판매도 불법”이라고 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밀수나 다름없는 행위”라며 “해수부 산하엔 밀수를 단속하는 업무를 하는 해양경찰청이 속해있다. 이래서야 어디 해수부 장관으로서 면이 서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 부대변인은 “이 정권 들어 장관 후보자들의 숱한 부도덕성에 국민들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른 마당”이라며 “박 후보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하라”고 지적했다.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이 운영하는 카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도자기들.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박 후보자가 영국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할 당시 부인이 고가의 도자기 장식품 등을 무더기로 사들인 뒤 관세를 내지 않은 채 들여와 허가 없이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이 운영하는 카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도자기들.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박 후보자가 영국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할 당시 부인이 고가의 도자기 장식품 등을 무더기로 사들인 뒤 관세를 내지 않은 채 들여와 허가 없이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박 후보자 측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보도된 고급식기류와 장식품 등은 박 후보자가 영국에 근무하는 동안 배우자가 취미로 중고 벼룩시장 등에서 구매한 다양한 소품류”라며 “당시 판매 목적이 없었고 그 가치도 높게 평가되지 않는 중고 물품이며, 국내 반입 시엔 이사 물품 목록에 포함해 정상적인 통관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 측은 “지난 2019년 12월에 배우자가 카페(커피전문점)를 개업하게 되면서 다른 매장과의 차별성을 위해 자택에 있던 소품을 매장에 진열하였고, 불법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일부를 판매했다”며 “결과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거듭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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