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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연설 앞두고…트럼프 측근 줄리아니 전격 압수수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뉴욕 시장을 지낸 루디 줄리아니.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뉴욕 시장을 지낸 루디 줄리아니.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76) 전 뉴욕시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급습해 압수 수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전 6시 뉴욕시에 있는 줄리아니 전 시장의 맨해튼 사무실과 자택에서 수사당국이 전화와 컴퓨터 등 전자기기 등을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연루 혐의로 최근 몇 년간 수사를 받아왔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조사하라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줄리아니 전 시장은 당시 바이든 부자의 부패 연루를 주장하는 녹음 편집본을 공개한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을 여러 차례 만나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마리 요바노비치 전 주우크라이나 미국대사의 경질을 배후에서 주도하면서 로비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맨해튼 연방 검찰이 수사해 온 사건은 지난해 대선과 불복 소송이 이어지며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예고 없는 수색영장을 집행은 수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해석이다.

NYT는 검찰이 현직 변호사이자 전직 대통령 측근의 자택을 수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AP통신도 “이번 압수수색 영장은 법무부 최고위층의 승인이 필요한 수사로 검찰이 줄리아니의 연방법 위반 혐의에 확신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NYT는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사진) 취임 이후 줄리아니 전 시장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전했다. [AP=연합뉴스]

NYT는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사진) 취임 이후 줄리아니 전 시장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전했다. [AP=연합뉴스]

특히 이날 압수수색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00일과 첫 상하원 합동연설 직전에 집행돼 관심이 쏠렸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땐 법무부 고위층이 줄리아니 관련 수색 영장을 번번이 차단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법무부가 이의를 제기했고, 이후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고 전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반발했다. 그의 변호인 로버트 J. 코스텔은 압수수색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줄리아니는 혐의를 부인할 뿐만 아니라 이것이 완전히 거짓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면서 "이날 압수수색은 법적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수사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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