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조류 인플루엔자> 인체에 감염되면

중앙일보

입력

이번에 AI 감염 사실이 확인된 사람들은 어찌 보면 '행운아'다.

질병관리본부의 박기동 전염병 관리팀장은 "비록 AI에 감염됐지만 항체가 잘 만들어져 아무런 증상 없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같은 종류의 AI에는 면역력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최강원(감염내과) 서울대 교수는 "2년 전 우리나라에서 발병한 AI 바이러스는 병원성이 약했던 데 비해 최근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감염시 사망률이 50%에 육박하는 등 AI 바이러스가 점점 독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AI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막을 예방약은 아직 없다. 미국 등에서 백신을 개발 중일 뿐이다. 동남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H5N1(국내에서도 2003년 발생)은 타미플루라는 항바이러스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감염 뒤 이틀 이내에 하루 2회씩 닷새간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그나마 세계적으로 로슈사 한 곳에서만 생산하기 때문에 비싸고 구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AI가 갑자기 확산될 경우를 대비해 미리 타미플루를 사서 비축해두고 있지만, 확보할 수 있는 양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로슈사의 허가를 얻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지만, 로슈사는 이에 부정적이다. 최근엔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AI도 보고되고 있다.

◆ H5N1이란=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한 종류다. 표면에 있는 단백질의 조합에 따라 바이러스의 종류가 결정된다. 원래 조류 인플루엔자(AI)를 잘 일으키는 H5형이나 H7형은 원칙적으로는 사람에서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종인데, 드물게 사람에게도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인체 감염이 발견된 것은 대부분 H5N1바이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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