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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신음하던 석유화학 4형제…‘깜짝실적’에 크게 웃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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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 탄소나노튜브(CNT) 2공장 전경 [사진 LG화학]

LG화학 여수 탄소나노튜브(CNT) 2공장 전경 [사진 LG화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산업계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석유화학업체들이 먼저 웃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4개사가 모두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예고하면서다.

2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LG화학의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은 9조6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4% 늘었다. 영업이익은 1조4081억원으로 전년대비 58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첨단소재, 생명과학, 에너지솔루션 등 모든 사업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고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도 돋보였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4352억원, 영업이익 9838억원을 기록했다. 또 에너지솔루션은 매출 4조2541억원, 영업이익 3412억원을 올렸다. 전기차 배터리 출하가 늘고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에 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업계 역대급 실적 예고

다음달 실적 발표를 앞둔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도 역대급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주요 석유화학 4개 업체의 1분기 영업이익 합산치가 2조136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4425억원)의 5배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46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86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플라스틱 제품 수요가 급증하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지난해 폭발사고가 있었던 대산공장도 재가동을 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331억원을 기록한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1분기 44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 이후 라텍스 장갑의 원료인 NB라텍스 수요가 급증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금호석화는 NB라텍스 세계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태양광 부문이 주춤했지만 화학부문의 실적 호조로 229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특수’ 누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석유화학 사업은 지난해 말부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일회용품, 위생용품 등의 사용량이 증가하며 화학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가전제품에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와 건설용 자재에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 수요도 늘었다. 원료 가격 대비 제품 판매 가격도 올랐다. PVC의 국제 평균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톤당 2103달러였지만 지난달에는 2750달러로 크게 상승했다. 저밀도폴리에틸렌(LDPE)도 코로나19로 포장재, 일회용품의 사용 증가로 판매가 늘었다. 지난해 에틸렌 생산 증설을 예고했던 중국이 코로나19 여파로 계획을 미뤘고 미국은 한파로 인해 에틸렌 공급이 차질을 빚은 까닭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됐다.

석유화학업계는 당분간 이 같은 호실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부진했던 경기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회복되는 업종이 석유화학 부문”이라며 “일회용품 등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제품 외에 의류, 합성섬유, 타이어 등 지난해 부진했던 제품군의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내년까지는 호황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3분기부터는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면서 실적도 다소 떨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안정을 찾으면서 1분기와 같은 실적은 힘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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