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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개국서 울려 퍼지는 재즈 축제…웅산“'수궁가+재즈'도 준비"

중앙일보

입력

한국재즈협회 3대 회장을 맡게 된 가수 웅산. [사진 JP컴퍼니]

한국재즈협회 3대 회장을 맡게 된 가수 웅산. [사진 JP컴퍼니]

“재즈야말로 소통이 어려워진 지금 이 세상에 가장 필요한 음악이 아닐까 싶어요.”
2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리는 ‘2021 세계 재즈의 날 전야 콘서트’를 앞두고 전화로 만난 가수 웅산(48)은 잔뜩 설렌 듯했다. 2011년 유네스코가 세계 재즈의 날(4월 30일)을 지정한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첫 기념 공연이자, 그가 올해 초 사단법인 한국재즈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벌이는 첫 행사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4월 말이면 세계 각국에서 기념 공연이 열렸지만 한국에서는 2011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소규모 공연을 제외하면 매년 조용히 넘어갔다.

'세계 재즈의 날' 맞아 세계 각국 기념공연 #한국 10년만 합류…재즈 1~3세대 총출동 #“코로나 끝나면 메인공연 한국 유치 희망”

2009년 협회 설립 이후 신관웅ㆍ이정식에 이어 3대 회장이 된 그는 “처음엔 부담스러워서 고사했지만 재즈를 알릴 수 있는 일이라면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맡게 됐다”고 밝혔다. “‘재즈를 통해 인류 평화와 화합, 대화와 협력을 도모한다’는 세계 재즈의 날 제정 취지처럼, 재즈는 국가ㆍ이념ㆍ종교를 초월하는 가장 민주적인 음악이에요. 즉흥적인 노래와 연주가 이어지다 보니 무대 위에서 모든가 서로를 배려하며 소통하죠.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해외 투어를 다닐 수도 없고 해외 뮤지션과 협업도 힘들어졌지만, 올해는 우리도 한번 뜻을 모아보자 싶었어요.”

그렇게 이달 말 99개국에서 열리는 기념 공연 행렬에 동참하기로 결정하자 신관웅ㆍ최선배ㆍ김준 등 전설적인 재즈 1세대 뮤지션부터 강재훈ㆍ서수진 등 떠오르는 3세대 라이징 스타까지 기꺼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디바로 꼽히는 말로와 웅산의 맞대결도 준비돼 있다. 1996년 데뷔해 록과 크로스오버, 클래식과 국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음악의 폭을 넓혀온 웅산은 국악인 장재효와 함께 ‘수궁가’ 중 ‘좌우나졸’을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2021 세계 재즈의 날 전야 콘서트 포스터. [사진 한국재즈협회]

2021 세계 재즈의 날 전야 콘서트 포스터. [사진 한국재즈협회]

“재즈 가수가 무슨 국악이냐 하는 사람도 있죠. 그런데 재즈는 계속 살아서 움직이는, 한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은 음악이기 때문에 어디로든 흘러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인의 정체성이 녹아있는 음악이고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이기도 하고요. 해외에서 공연할 때도 판소리와 접목한 곡들이 가장 반응이 좋은 편이에요. 반대로 MBN ‘로또싱어’에서 ‘아모르파티’를 불렀을 땐 재즈를 잘 몰랐던 분들이 새로운 매력을 알게 되기도 했죠.” 비록 현장에서 많은 관객과 함께할 순 없지만 네이버TV ‘한국재즈협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는 만큼 “한국 재즈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3년 임기 동안 그가 꿈꾸는 목표는 ’올스타 글로벌 콘서트’를 유치하는 것이다. 세계 재즈의 날 공연의 메인 이벤트로, 매년 도시를 옮겨 다니며 열린다. 2016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주최로 백악관에서 공연이 열리기도 했고, 2017년 쿠바에서 열린 공연에는 나윤선이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어서 상황이 좋아져서 한국에서 그 공연을 하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일단 공연을 시작하고 나면 언젠가 세계 재즈의 날이 재즈 주간이 되고, 페스티벌 형태로도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공연 시장이 많이 위축돼 있지만 재즈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있다면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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