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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2개월만에 오스카 등장 봉준호, 옆엔 기생충 통역 샤론 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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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 [AFP=연합뉴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 [AFP=연합뉴스]

지난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올해는 아카데미 감독상 시상자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1년 2개월 만에 아카데미를 다시 찾은 봉 감독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시상식에 참석하는 대신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내 돌비시네마관에서 이원생중계를 통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영어 통역을 맡은 샤론 최도 함께 했다.

통역 샤론 최와 함께 이원생중계로 참여 #감독상은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봉 감독은 시상에 앞서 한국어로 “디렉팅이 뭔가. 감독이란 직업은 도대체 뭐하는 직업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도 난감하다. 짧고 명쾌하기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며 “인터뷰 중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대답을 회피할 것 같은데 오늘은 제가 후보에 오른 다섯 감독에게 그 질문을 던졌다”고 밝혔다.

감독상 후보에 오른 ‘미나리’의 정이삭, ‘어나더 라운드’의 토마스 빈터베르그, ‘맹크’의 데이빗 핀처,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프라미싱 영 우먼’의 에머랠드 페넬은 “길에서 어린 아이를 붙잡고 감독이란 무엇인가 20초 안에 설명한다면 뭐라고 할 건가”라는 질문에 저마다의 답변을 내놨다. 정이삭 감독은 “영화는 삶에 대한 응답이어야 한다.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스토리텔러는 실제 삶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25일(현지시간) 영화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클로이 자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영화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클로이 자오 [AP=연합뉴스]

감독상은 ‘노매드랜드’의 미국계 중국인인 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돌아갔다. 여성 감독으로는 두 번째, 아시아 여성으로선 첫 수상이다. 지난해 한국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한 봉 감독에 이어 아시아 돌풍을 이어갔다.

자오 감독은 “일이 힘들 때마다 어릴 때 아버지와 즐겨했던 게임을 생각한다. 중국 시어를 외우는 게임이었는데 서로의 문장을 끝내는 일이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다’라는 말을 언급한 그는 “어렸을 때 그 영향을 받았고 아직도 굳건히 믿고 있다”며 “가끔 살다 보면 그걸 믿기 어려운 순간이 있기도 하지만 제가 만난 모든 사람의 내면은 선함이 있다는 걸 볼 수 있었다.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자기 자신의 선함을 유지하는 모든 분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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