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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대란' 고덕동 아파트 저상차 합의…노조 "산업안전 위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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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아파트 앞에서 최근 택배차량의 지상출입을 금지한 해당 아파트를 규탄하며 저상택배차량 택배 상하차를 시연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저탑 개조가 차량적재량을 감소시켜 노동시간을 증가시키며 택배노동자들을 골병들게 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뉴스1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아파트 앞에서 최근 택배차량의 지상출입을 금지한 해당 아파트를 규탄하며 저상택배차량 택배 상하차를 시연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저탑 개조가 차량적재량을 감소시켜 노동시간을 증가시키며 택배노동자들을 골병들게 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동구 고덕동 A아파트에 '택배 대란' 논란이 불거진 뒤 CJ대한통운이 해당 아파트와 저상차량을 이용한 배송을 하기로 합의했으나 노조가 반발했다.

20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와 A아파트 구역을 담당하는 대리점장을 22일 고용노동부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을 위해 저상차량을 운행하기로 한 것은 배송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A아파트는 안전사고 가능성 등을 이유로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택배노조는 "택배물품 상·하차 때 허리를 숙이거나 무릎으로 기어 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된 저상차량은 심각한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분명한 산업안전 위험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개별택배 배송이 중단되면서 인근 상가 도보에서 주민들에게 택배들을 나눠주고 있다. 최연수기자

지난 15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개별택배 배송이 중단되면서 인근 상가 도보에서 주민들에게 택배들을 나눠주고 있다. 최연수기자

택배노조에 따르면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는 지난 13일 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고 저상차량을 이용한 차량 지하배송이 CJ대한통운 배송담당팀과의 협의 사항이라고 했다. 또 A아파트는 노조가 협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아파트 측의 일방 결정으로 배송서비스에 문제가 생기고 소속 노동자들이 갑질을 당하고 있는데도 택배사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갑질 아파트에 동조하며 택배노동자들에게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입주자들이) 자신들의 쾌적한 아파트 환경을 위해 지상출입을 제한했으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게 마땅하다"라며 "기사들의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면 25일 예정된 대의원대회에 곧바로 전 조합원 쟁의 찬반투표를 거쳐 총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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