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퇴직연금, 비용↓ 수익률↑…제자리 찾아가는 걸까

중앙일보

입력 2021.04.17 14:00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80)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며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을 할 경우 상당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수익률에서 세금이 이연돼 복리투자효과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사진 pxhere]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며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을 할 경우 상당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수익률에서 세금이 이연돼 복리투자효과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사진 pxhere]

코로나19사태, 부동산값 폭등 등의 여파로 퇴직연금 적립금 중도인출이 많이 늘어난 2020년에는 퇴직연금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아래의 〈표1〉에서와 같이 2020년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9년보다 15.5% 성장해 255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국민연금의 3분의 1 규모다.

이렇게 성장을 한 이유는 기업의 퇴직연금 신규도입, 경과 연수에 따른 부담금납입 증가, 세제혜택을 누리기 위한 가입자의 자기 부담금 납입 증가, 수익률 상향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세제혜택을 누리기 위한 부담금 납입 증가일 것이다. 왜냐하면 퇴직연금제도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는 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전년 대비 적립금 증가폭에서 확정급여(DB)형의 경우 15조9000억원(11.5%), 확정기여(DC)형·IRP특례의 경우 9조4000억원(16.3%)이 각각 증가했지만 IRP는 9조원이 증가해 35.5%의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IRP 적립금 증가율이 2018년 25.6% →2019년 32.4% →2020년 35.5%로 가파르게 늘어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 폭이 더 커지고 있다.

또 상품유형별로는 전체 적립금 255조5000억원 중 원리금보장형이 228조1억원(89.3%, 대기성자금 포함), 실적배당형이 27조4000억원(10.7%)에 달해 여전히 원리금보장상품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개인이 자산운용을 하는 DC형(16.7%) 및 IRP(26.7%)가 기업이 자산운용을 하는 DB형(4.5%)에 비해 실적배당형 운용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왜냐하면, 원리금보장상품 금리는 계속 하락하고 당분간 높아질 가능성이 별로 없어 실적배당형상품으로 자산운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2020년 전체수익률을 살펴보면 주가 상승에 힘입은 바 크지만 2.58%로 전년(2.25%) 대비 0.33%포인트 소폭 상승했으며, 최근 5년 및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은 각각 1.85%, 2.56%였다. 유형별로 따져 보면 DB형 1.91%, DC형·IRP 특례 3.47%, IRP 3.84%로 DC형과 IRP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 이유는 DB형의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은 90%에 이르지만 DC형과 IRP는 상대적으로 실적배당형상품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퇴직연금 수익률을 전체 수익률로 계산해 낮다고 깎아내리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2019년 수익률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원리금보장형 1.77%, 실적배당형 6.38%인데 비해 2020년은 원리금보장형이 1.68%, 실적배당형은 10.67%로, 금리 인하·주식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률 격차가 더 확대되었다. 특히 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은 하락했다는 점에서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에서 실적배당형상품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이에 반해 총비용부담률은 아래의 〈그림1〉과 같이 지난해 수수료 인하 및 할인제도 확대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0.42%로 나타났다. 제도유형별로는 DB형 0.36%(0.04%포인트 하락), DC형·IRP 특례 0.55%(0.02%포인트 하락), IRP 0.39%(0.03%p 하락)로 모든 제도유형에서 총비용부담률이 하락했다. 총비용부담률은 연간 총비용(운용관리수수료+자산관리수수료+펀드총비용)을 기말 평균적립금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비록 2020년 한해의 통계 결과지만 퇴직연금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핵심은 비용은 꾸준하게 줄고, 수익률은 DC형·IRP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이것은 비로소 퇴직연금제도가 제 몫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동안 퇴직연금제는 수익률은 보잘것없는데 비용은 따박 따박 떼 간다는 불만을 받아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용은 다소나마 감소하고 수익률은 운용하기에 따라 상당히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면서 우리는 퇴직연금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며 적립금 운용을 할 경우 상당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수익률에서 세금이 이연돼 복리투자효과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퇴직연금제를 유용하게 활용해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 될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CGGC(Consulting Group Good Company)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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